정창균 展

 

Joung, Chang-Kyeun

 

명경지수,Water as Clean as a Miror_Oil on canvas_125.0x250.0㎝_2014

 

 

가나아트스페이스

 

2014. 2. 26(수) ▶ 2014. 3. 4(화)

Opening 2014. 2. 26(수) Pm 6.

서울특별시 종로구 관훈동 119 | T.02-725-9258

 

www.insaartcenter.com

 

 

 

명경지수,Water as Clean as a Miror_81.0x162.0㎝_2013

 

 

‘고요하여 움직이지 않다가, 느껴서 마침내 통하다’

寂然不動 感而遂通

 

서영희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교수)

 정창균의 <명경지수>는 극사실의 정물화로 조형적 형식의 문제에 멈추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마음 상태를 비추는 그림으로 자리매김한다. 마음으로 보고 거기에 비춰진 상을 지각함으로서 마음의 상태를 깨닫는 그런 그림이다. 그렇다고 해서 <명경지수>가 철학적이거나 관념적인 내용으로 기울어진 개념미술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그와는 반대로 그의 작품은 무엇보다 감각의 움직임을 중시한 경우이며, 감각을 통해 직관에 이르게 하는 즉 ‘느껴서 통하게’ 하는 지각의 형상회화이다. 앞에서 이미 말했듯이, <명경지수>는 이 지각을 위해 극명한 모방의 표현기법을 활용하여 사념이 없는 깨끗하고 허령한 마음을 은유한다. 그러니 <명경지수>의 명료한 극사실 화면은 맑은 거울과 고요한 물에 다름 아니다. 주관적 감정의 찌꺼기가 먼지처럼 부유하지 않는 명징한 거울인 셈이다. 그래서「장자」의 ‘덕충부’편에서, “사람들은 흐르는 물을 거울로 삼지 않고, 멈추어 있는 물을 거울로 삼는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명경지수>에서 사물과 주변 공간을 함께 포착한 장면은 우리가 실제로 경험하는 현상학적 시각을 그대로 모방한 장면이다. 더더군다나 극사실의 표현기법이어서, 관객으로 하여금 추호의 의심도 없이 일상의 시각과 동일한 시각장을 느끼도록 한다. 그리하여 <명경지수>를 보는 관객은 그림 속의 정물과 그 주변 공간을 자기 몸의 지향적 시선과 통일된 전체로 의식하게 되며, 이로서 정물 이미지에 대한 지각은 일상의 지각처럼 아주 자연스럽게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명경지수>에 대한 이 지각은 몸의 의식 즉 마음의 작용을 발동시킨다. 몸 외부에서 감각할 뿐 아니라 몸 내부에서도 반응하고 수용하며 직관하는 상태를 불러일으킨다. ‘이것은 ~이다’라고 즉물적으로 가리키거나 문학적 서술의 재현을 하는 경우, 이 같은 몸 내부의 의식지향은 단축되거나 피동적이 될 수밖에 없다. 정신분석학에서 보자면 의식의 억압이라고도 할 것이다. 하지만 <명경지수>에서는 마음이 외부에서 감각하고 내부에서 느끼고 반응하는 외감과 내감의 이중적 차원의 활동이 아무 걸림 없이 기능하게 한다. 외부세계에 있는 대상을 보고서 감각하며, 몸 안에서도 그것의 맑고 고요함에 반응하는 느낌의 체험을 하게 하는 것이다. 굳이 말로 설명하자면 이 느낌의 체험은 세상 속에서 이루어지고 동시에 몸속에서도 이루어지는 체험이다. 외부의 대상을 느끼고 알아보는 감각은 외재적 체험이고, 마음이 내부에서 느끼는 감각은 수용하고 포착, 확인하는 내재적 체험이다. 관객의 시선을 대상에 함몰시키는 극사실회화는 내재적 체험보다 외재적 체험의 확장을 요청하는 편이지만, <명경지수> 연작의 경우에는 외재적 체험보다 내재적 체험을 더 요청하는 편이라 하겠다. 물론 그렇다고 하여도 F. 베이컨의 강렬한 내재적 체험의 회화와 비교한다면, <명경지수> 연작은 외재적 체험과 내재적 체험이 경험의 층위에서 서로 상충하지 않고 양립하며, 감각의 자율성에 타격을 주지 않는 균형을 이루는 사례라고 말할 수 있다.

 

 

명경지수,Water as Clean as a Miror_81.0x162.0㎝_2013

 

 

 ‘고요하여 움직이지 않다가 느껴서 마침내 통하’(寂然不動 感而遂通)는 마음작용을 표상하는 회화로서 <명경지수>는 또한 우리에게 한국적 감성의 발현을 경험하게도 한다. <명경지수> 연작에서 관객들은 서양 유화를 감상하던 경험과 달리 한국 문인화를 감상할 때처럼 대상을 관조하는 고요한 마음의 지각상태를 체험한다. 그림의 소재 차원에서 비교하자면, 책, 꽃, 향로 등 서재의 일상용품들을 배치한 전통 문방도(文房圖)를 떠올릴 수도 있지만, 이런 민화식 정물화는 평면적 도해와 길상구복의 상징 등으로 인해 그 느낌이 사뭇 다를 수밖에 없다. 오히려 <명경지수>의 한국적 감수성을 밝히자면, 비록 형상면에서 거리가 있어도, 사군자 정물화를 언급해야 하겠다. 빙설을 뚫고 꽃망울을 터트린 매화 그림 앞에서 우리는 그림의 내용보다는 매화에서 지각할 수 있는 정신적 분위기에 더 마음이 동한다. 이 꽃나무가 누구의 나무이며, 꽃이 왜 더 일찍 혹은 더 늦게 피었냐고 묻지 않고, 이 나뭇가지가 왜 이쪽 혹은 저쪽으로 꺾여 있느냐고 따지지도 않는다. 오히려 그런 정보-이야기가 되는 내용-는 순선한 감각과 지각을 흐트러트린다. 맑고 고요한 매화 이미지는 보는 이의 마음에 빙설을 뚫은 기개라든지 지조, 청아한 아름다움 혹은 새 생명의 신비를 비추어주고, 관객의 심중에서 자신이 지각한 바를 직관하게 한다.

 

 

명경지수,Water as Clean as a Miror_125.0x250.0㎝_2013

 

 

 같은 연장선상에서 정창균의 작화태도도 묵묵하게 속으로 완성된 마음을 담아내는 문인화가의 태도를 닮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일상적인 소재와 극사실의 형식을 선택한 작가이긴 하지만, 자신의 감정과 사념에 휘둘리지 않고 오히려 의지적 이성으로 제작과정 내내 예리한 감각과 직관의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조선시대 사대부 화가가 획(劃)의 태세(太細), 장단, 필압의 강약을 조절하는 가운데 정신적 직관으로 문인화를 그려냈던 것처럼, 그 역시 감정의 분출에 온 몸을 내맡기는 일을 경계하며, 의식의 날을 세우고 몰입하여 화면 공간을 조형해내는 태도를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그의 작품이 전통 문인화에서처럼 서권기(書卷氣)나 문자향(文字香)을 피어 올린다는 뜻은 아니다. 평소 이론이나 담론보다 실천적 제작에 몰두해 온 그는 자신의 회화에 관념적 의미를 삽입하거나 논리적 추론을 앞세워 개념화하는 일에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가 주력하는 것은 세 가지로 요약해볼 수 있겠는데, 첫째 극사실의 능수능란한 묘사로 감정의 흔들림 없는 극명한 리얼리티를 제시하는 일, 둘째 그러면서도 실제 대상에 함몰되지 않은 채 실제를 총체적으로 감지하고 파악하는 일, 셋째 지각의 주체인 자기 자신을 마음(心)의 주체로 바꾸어 마음의 상태를 그리는 일이다. 그 중에도 그에게 중요한 궁극의 과제는 역시 리얼리티의 회복이 아니라 앞에서 말했던 ‘반응하고 감응하며 動하는 마음’, ‘고요하여 움직이지 않다가 느껴서 마침내 통하’는 마음을 그 맑고 고요한 본 면목대로 표현해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2000년대 이후 제3세대 극사실 화가들이나 네오-팝 작가들이 보여준 현대 산업사회의 도시문화, 상업문화의 이미지 표현과는 큰 거리를 두고 있는 것임이 물론이다. 그렇다고 해도 동시대의 디지털 이미지와 미디어 이미지의 감성과는 다른 정창균 작가의 감성이 문제시될 이유는 없다. 오히려 이 차별점은 결국 그만의 회화적 아이덴티티를 구축했음을 증명해주고, 더 나가서는 감각론과 동양 지각론에 근거한 한국 극사실회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며 국제화되는 방향성을 확보한 지점이라고 보아야 하겠다.

 

서영희(홍익대학교 미술대학 교수) 전시평론 중에서...

    

 

명경지수,Water as Clean as a Miror_64.0x128.0㎝_2013

 

 

명경지수,Water as Clean as a Miror_82.0x41.0㎝_2014

 

 
 

정창균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술학 박사 수료 | 경희대학교 미술대학 및 대학원 졸업

   

개인전 | 2014  가나아트스페이스,서울 | 2013  아카갤러리 초대전,전주 | 2011  웨스턴갤러리 초대전,L.A | 2010  브라운갤러리 초대전,서울 | 2008  장은선갤러리 초대전,서울 | 정구찬갤러리 초대전,용인 | 2005  가나인사아트센터,서울 | 의정부예술의전당,의정부 | 2004  경기도북부여성회관,의정부 | 1999  한주갤러리 초대전,서울 | 1998  도올아트타운,서울

 

부스 개인전 | 2013  MANIF 19!13 서울국제아트페어, 예술의전당,서울 | 2012  MANIF 18!12 서울국제아트페어 (예술의전당,서울) | 2011  MANIF 17!11 서울국제아트페어 (예술의전당,서울) | 현대미술15인 "CRE+DO"전 (서울미술관,서울)  | 2010  MANIF 16!10 서울국제아트페어 (예술의전당,서울) | 당대 한․중우수작가 아트페어 (706갤러리,북경) | 대한민국 미술축전 아트페어 (킨텍스4홀,일산) | 2009  MANIF 15!09 서울국제아트페어 (예술의전당,서울) | 2008  MANIF14!08 서울국제아트페어 (예술의전당,서울) | 2007  아트스타 100인 축전 (COEX인도양홀,서울) | 2006  용인국제 아트엑스포 (용인문화예술회관,용인) | 2004  MANIF 10!04 서울국제아트페어 (예술의전당,서울) | 2002  대한민국 미술축전 (예술의전당,서울)   

 

아트페어 | 2013  서울아트쇼 (COEX A.B홀,서울) | 2012  서울오픈아트페어, COEX인도양홀,서울 | 2011  부산국제아트페어, 부산문예회관,부산 | 2010  대구아트페어2010, EXCO,대구  | 2009  뉴욕아트엑스포, 맨흐턴컨벤션센터,뉴욕 | 2008  골든아이 아트페어 (COEX인도양홀,서울) | 2007  타이페이 국제아트페어 (국제컨벤션센터,타이페이) | 그 외 11회

 

비엔날레 | 비엔날레 3회 및 단체전 400회 참가

 

단체전 | 2010  부산비엔날레 “한.중.일 극사실작가전” (부산시청전시실,부산) | 2007  포천아시아 비엔날레 (포천반월아트홀,포천) | 2006  제12회 방글라데시 비엔날레 (컨벤션센터,방글라데시다카)

  

수상, 심사 | 2012  대한민국 미술대전 구상부문 “심사위원” | 2011  제5회 대한민국 미술인상 “청년작가상” 수상 | 2010  대한민국 미술대전 서양화부문 “대 상” 수상

                   

작품소장 | 서울시립미술관 | 국립현대미술관A.B | 한국미술협회 | 서울중앙지방법원 | 마산정부합동청사 | 경희대학교미술관 | 전남대학교미술관 | 경민대학교 | 外.. 개인소장

 

현재 | 경희대학교, 신흥대학교 출강, 경기도 미술작품 심의위원 | 대한민국 미술대전 초대작가, 경기미술대전 초대작가 | 경희대학교 현대미술연구소 연구원

 

E-mail | jckworld33@hanmail.net

 

 
 

vol.20140226-정창균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