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화성 도시풍경 소묘 展

 

'Townscape Drawings of Hwasung in Suwon by Lee, Kwan Jick'

 

전체화성전도붓

 

 

경인미술관

제 3 전시실(관훈동)

 

2014. 2. 26(수) ▶ 2014. 3. 4(화)

Opening : 2014. 2. 26(수) PM 5:00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30-1 | T. 02-733-4448

 

www.kyunginart.co.kr

 

 

 

수원화성파란지도

 

 

‘수원 화성 도시풍경 소묘 전’

Townscape Drawings of Hwasung in Suwon by Lee, Kwan Jick

 

“2년여의 기간 동안 수원 화성의 전체 모습을 스케치로 구현한 한 건축가의 집념이 결실이 돋보여”, “수원 화성의 건축적, 역사적 의미를 작가 스스로 화폭에 옮기고자 하는 건축가의 오롯한 의지가 담겨져”, 2월 26일 관훈동 경인미술관에서 전시되어

200여 년 전 정조대왕은 근대적 계획도시인 화성을 건설했습니다. 비운에 간 아버지 사도세자를 기리고, 분열된 국론을 수습하고, 국가의 힘과 비전을 천명코자 했습니다.  성곽과 성문, 성루, 옹성, 공심돈, 장대, 각루, 치, 포루, 행궁 등 정조대왕의 인간적이고 또한 정치군사적 의지의 결실인 수원 화성의 구축물과 건축물들은 우리나라 고전정신의 정수입니다. 오랜 세월 동안 방치되고 전란에 파괴되었지만, 여러 층위의 노력으로, 화성 성역 의궤에 따라 정확하게 복원되었습니다. 아름다운 이 고전이 이제 빌딩과 아파트와 상가와 다세대 주택들과 함께 우리의 삶 속에 어우러져 현대의 도시풍경을 이룹니다. 확장되고 고층화되고 복잡해지는 도시가 품은 고전의 자취는 도시 기억의 핵심으로 자칫 황폐해지기 쉬운 도시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문화적인 힘입니다.

 

 

 

동장대일대조감

 

 

“18세기 말 지어진 수원 화성은 현대 도시의 고전입니다. 우리가 애를 쓰면 몇 백 년 후에도 이 아름다운 고전이 도시 속에 살아남아 있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 앞에 있는 것을 아끼고, 누적의 가치를 존중한다면, 도시는 우리 삶의 아름다운 누적일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것을 보고 그리는 것은 즐거운 일입니다. 나는 고전 도시 수원을 그리기에 빠졌습니다. 2년이 넘는 기간, 거의 매 주 수원에 갔습니다. 고전과 지금의 일상이 어우러진 매혹적인 혼성을 펜과 붓으로 소묘했습니다. 도시적인 아름다움을 보고 느끼고 기록하고 재생산하는 일이 도시의 삶에 문화적 가치를 부여하는 일이라고 믿습니다.

이 도시풍경을 선으로 더듬는 즐거운 작업이 도시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었습니다. 백여 장을 넘게 그리면서 도시풍경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느낍니다. 그 중에 마음을 담아 골라 『수원화성 도시풍경 소묘 전』을 엽니다.  

 

 

 

여장위로 펼쳐진장안문처마

 

 

수원 화성 도시풍경 소묘 전에 부처

 

 수원 화성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장안문과 팔달문 같은 성문과 길게 이어진 성벽, 아니면 이 성곽 건설을 명한 정조나 설계자 정약용 같은 인물일지 모르겠다. 수원 화성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국내외에 그 존재가 알려져 있다. 수원 화성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포트리스(fortress)로 등재되어 있다. 화성은 군사시설의 일종으로 인식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수원 화성이 지닌 진정한 가치는 성곽으로 둘러싸인 도시에 있다. 18세기 말 수원을 새로운 곳으로 이전하도록 한 정조의 의도는 상업이 번창하는 서울 남쪽 신도시의 건설이었다. 이를 위해 궁벽한 골짜기에 있던 구 수원읍을 옮겨 넓게 트인 들판에 도시를 세웠다. 정조는 각지에서 상인들을 적극 유치하도록 하여 사람과 물자가 사통팔달하는 번화한 신도시를 꿈꾸었다. 그 결과 도시를 관통하는 가로변에는 상점들이 늘어서고 원근 각지에서 사람들이 모여들어 짧은 기간 안에 하나의 대도회로 성장한 것이 화성이었다. 성곽은 그 도시 외곽을 감싸는 보호막에 지나지 않았다.

 

 정조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화성은 당초의 계획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지방도시의 하나로 남았다. 다만 이때 세운 외곽의 성벽만은 실학자들의 창의력과 장인들의 탄탄한 기술 덕분에 그 모습을 잘 유지하면서 20세기를 맞았다.

 1970년대 중반, 경제가 성장하면서 서울 남쪽 들판에 건설된 수원의 진가가 드러나기 시작하였다. 서울 남쪽 교통 요지라는 이점 덕분에 산업시설이 들어서고 학교가 생기고 인구가 늘어나면서 수원은 빠르게 확장되었다. 다행스러운 것은 성곽으로 둘러싸인 옛 중심지는 골목길이나 집들이 크게 달라지지 않고 성곽도 대부분 본래 모습을 유지한 점이었다. 같은 시기 6백 년 역사를 자랑하던 성곽으로 둘러싸였던 서울이 옛 모습을 거의 흔적도 남기지 못한 것과 대조되었다.

 건축가 이관직은 10년 넘게 내가 근무하던 경기대학교 건축학과에서 학생들에게 설계를 지도해 왔다. 그러면서 주말이면 짬을 내어 수원을 살폈다. 건축가의 예리한 눈은 수원이 가진 남다른 특징을 금방 알아차렸다. 수원은 다른 대부분의 오래된 도시들이 상실한 것을 잃지 않고 있었다. 도시의 크고 작은 건물들, 건물들 사이로 난 넓고 좁은 길들, 도시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개천이 주는 한가로움, 시장의 활기와 비릿한 냄새, 그리고 이런 것들과 조화를 이루며 버티고 있는 오래된 성문, 성벽, 방어용 군사시설, 수문, 봉화대 등.

 건축가가 그려내는 그림은 사진이 보여주는 것과 다르고 글쟁이가 쓰는 글과 다르다. 거기에는 압축과 강조와 긴장과 한가로움이 녹아있다. 이관직이 그린 여러 그림 중에 장안문에서 바라보는 시가지 모습이 눈길을 끈다. 장안문 아치문이 액자처럼 배경을 이룬 사이로 장안문 밖 비좁게 열 지어 있는 건물들과 건물 외벽에 걸린 광고판들이 어지럽게 늘어서 있다. 여기에 건축가의 독창적인 시선이 담겨있다. 오래된 유물과 그 사이에 전개되는 현대 시설들, 그리고 그 사이를 오가는 사람들의 바쁜 발걸음, 이런 것들이 이관직의 소묘 속에 오롯이 담겨있다. 오래된 도시 수원 화성은 이관직의 그림을 통해 역사와 현재가 공존하는 도시의 모습으로 우리의 시선을 끈다.                  

김동욱 경기대학교 명예교수

 

 

 

장안문야경

 

 

“관직아! 정말 잘한다!”

 

건축가 이관직의 “수원 화성 도시풍경 소묘 전” 소식과 그림을 보고 첫 인사로 던진 말이다.

내가 강연회에서 보여주는 슬라이드의 첫 장면은 의례 20여 년 전 어느 겨울에 그린 고향마을 풍경이다. 그리고는 말한다.

 “아름다운 것을 보면 먼저 감탄의 소리를 내십시오! 다음은 그 아름다움을 글이나 그림이나 노래로 표현하는 하는 끊임없는 수련을 통하여 비로소 스스로 아름다움을 창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관직의 그림은 수련 자체가 이미 창조적 작품으로 승화된 사례가 되었다.

1984년 김수근 선생의 공간에서 나의 팀의 신입사원으로 이관직을 처음 만난 이래로 어느덧 30년의 긴 세월이 지났다. 몇 해 전 이공건축에서 독립했지만 그의 BS디자인건축은 Beyond Space의 이니셜이니 그는 여전히 내게는 영원한 이공 사람이다. 그러기에 그의 전시회가 마치 내 일처럼 기쁜 사연으로 다가온다.

그림이 건축가의 길에  충분조건은 아닐지라도 절대 필요조건임은 틀림이 없다. 손 그림이 뛰어나다면 CAD도면도 남다르게 좋은 법이다. 선의 강약과 색깔 선정이 이미 다르기 때문이다.

1991년 인스부르크 스키 점프장 개조 국제 현상설계 당시, 30대 중반의 이관직은 이공건축의 컴퓨터 시대를 앞당긴 장본인이다.

대학에서 후학을 가르치는 일과 건축가협회 활동에도 열심이며, 누구보다 건축설계에 치열한 그가 2년이 넘도록 수원 화성을 이렇게 열심히, 아름답고 따뜻하게 그렸다는 것은 놀랍고 존경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펜과 붓으로 그린 잉크 색 그림들 속에 고건축의 디테일과 도시의 일상적 풍경이 계절을 떠나 늘 아름답고 빛이 난다.                                        

    <建築師 류춘수>

 

 

 
 

■ 이관직

 

고려대학교 공과대학 건축공학과 졸업(1984)하였으며, 공간연구소(1984~86), 이공건축(1986~1999)을 거쳐 현재 비에스디자인 건축 대표로 몸담고 있다. 과천시정보과학도서관으로 건축문화대상 건축사협회장상, 능동로 10-A빌딩(스타시티 영존)으로 서울시건축상, 공주주택으로 농촌주택대전 본상을 수상한 바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과천시정보과학도서관, 하비에르국제학교(서울 구기동), 능동로 텐에이빌딩, 영남대학교 60주년 기념관(천마아트홀), 스탠포드호텔 코리아(서울 상암동 DMC), 청운대학교 인천캠퍼스 등이 있다. 주요 전시로는 건축가 미술전(’94-’03), 화동미전(’96-’13), 두건축가의 그림. 이야기전 2011(갤러리 소소, 서울),  Art and Architecture전(블루스퀘어, 서울)이 있다.  또한 건축사지에 ‘여행스케치’ 코너 드로잉 연재 중에 있으며 대한건축학회회원, 대한건축사협회 회원, 한국건축가협회 회원으로 2011년 대한민국건축문화제 위원장, 2012년 서울건축문화제 집행위원장을 역임하였다.  

 

E-mailisaac20@hanmail.net

Homepage https://bsdesign.kr | https://facebook.com/isaac20.lkj

 

 

 
 

vol.20140226-수원 화성 도시풍경 소묘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