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도 展

 

미래에서 온 아담의 편지

Adam's letter from future

 

마르셀 뒤샹의 레이디-메이드_34×30×56cm_소변기, 바나나모형_2014

 

 

통의동 보안여관

ART SPACE BOAN1942

 

2014. 9. 12(금) ▶ 2014. 9. 21(일)

Opening 2014. 9. 20(토) 오후 5:00

서울특별시 종로구 통의동 2-1 | T.02-720-8409

 

https://cafe.naver.com/boaninn

 

 

God say 공! We say 평!_36×65×72cm_창호지에 디지털프린트_2014

 

 

Adam's letter from future

 

미래는 과거로부터 온다. 지금 이 찰나의 순간조차도 지나간 과거로 남겨지며, 이렇게 기록된 수많은 역사들을 통해 예측 가능 할 것 같은 미래의 청사진을 그려보곤 한다. 본인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남자가 행해오던 습관, 기억, 가치관, 사고관 들 그리고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남성성에 대한 현실을 직시하고, 그것을 통해 미래 남성들의 모습을 예측하며 가상의 편지를 쓴다.

 

과거 가부장제 사회에서 소외된 여성들은 남녀평등(男女平等)을 외치며 꿈틀거리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그러한 움직임은 평등을 넘어 여성우월주의 시대가 열리게 되었고, 여성권리 찾기 운동은 결국 또 다른 형태의 권력으로 변질되어 마치 복수라도 하듯 여성들이 남성들을 지배하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미래에서 온 아담의 편지’(Adam's letter from future)속에는 남성의 시대는 저물고 여성이 지배하는 세상이 도래 되었다는 것을 가정한 작업이다. 본인은 이 글들을 시각적으로 재구성하고 미래에 존재하는 아담의 모습을 이미지화 시켰다. 미래의 아담은 벌거벗은 모습으로 전시장에 있다. 본인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그의 모습을 통해 미래의 아담이 겪고 있는 과거 가부장제의 아련한 기억과 여성이 지배하는 현실사이의 갈등을 보여주고자 하였다.

 

‘미래에서 온 아담의 편지’를 통해 본인은 단순히 남녀사이에서 일어나는 기득권 역전현상을 가상한 것뿐만 아니라, 과연 남녀평등이 가능할 수 있는 것인지, 혹은 인간은 이분법적 사고에서 결코 벗어 날 수 없는 존재인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들을 고민해보고자 한다.

 

길도

 

 

물건 아닌 물건_120×160cm_창호지에 디지털프린트_2014

 

 

당당히 서서 오줌 누는 그대들에게

 

그대들은 어떠한 미래를 꿈꾸고 있는가? 지금 우리 아담(Adam)들이 살고 있는 이 에덴동산은 경제, 문화, 이데올로기적으로 이브(Eve)들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우리들의 정신적, 육체적 기능 전부는 여자들에 의해 엄격히 규제 된 삶을 살고 있다. 남성을 억압하는 방법 중 한 예가 그대들이 양복 정장에 꼭 갖춰야 할 넥타이를 남성 성기가 발기되지 못하게 묶거나, 숨기는 도구로 변용시켰다는 것이다. 이렇게 남성성을 통제하고 수치심과 모멸감을 안겨 줌으로써 그대들이 여성을 문화와 전통이라는 미명하에 교묘히 억압했던 것과 같이 우리 아담들은 그대로 되돌려 받고 있다.

 

이렇듯 과거 그대들의 전유물들은 용도 변경되거나 사라져가고 있다. 그 중 정말 유치하기 짝이 없지만 남자들의 처지를 가장 잘 드러내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바나나다. 현재 바나나는 멸종 된 상태다. 병충해로 인한 멸종이 아닌 바나나가 남성의 성기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만으로 여자들은 그것의 씨를 말려버렸다. 그러나 소문에 의하면 누군가가 몰래 다시 바나나를 품종개량 하여 폐허가 된 건물 속에서 재배를 하고 있다고 하지만 다시 야생에서 바나나를 볼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리고 요즘 남성들 사이에서 묘한 유행이 일고 있다. 그것은 음모(陰毛)를 가지런히 제모(除毛)를 하고 과거 여성성을 연상케 하는 핑크 색상으로 염색하는 것이다. 이는 마치 수컷 공작새가 화려한 색상의 꼬리를 부채모양으로 펼치면서 암컷에게 구애행동을 하는 것과 같다. 이 유행은 자연적으로 시작된 것이 아닌 여성중심사회에서 남성들이 종족번식을 위해 의도적으로 시작된 것이라 여겨진다.

  

현재 로봇기술의 발전으로 인간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단순히 기계를 통제하고 제어기술을 개발하는 것뿐이며, 이 또한 여성들의 몫이 되어버린 지금 남성들의 설 자리는 더욱 작아지고 있다. 얼마 전부터는 여성들의 삶에 있어서 남성들은 거대한 씨내리 정자은행의 선택사양이 되었다. 그래서 남자들은 정자은행에 좀 더 많은 자신의 정자를 납품하고자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하여 양질의 정자를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자신의 정자가 납품이 되기까지는 뭇 남성들과 치열한 경쟁을 해야만 한다.

 

지금 당신들은 이 편지를 읽으며 말도 안 되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콧방귀를 끼고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 아담들은 당신들이 거리낌 없이 성기를 꺼내 서서 소변을 보는 자유를 너무도 부러워하고 있다. 그렇다고 이 편지가 단지 그대들에 대한 그리움의 편지는 아니다. 우리들이 그대들에게 ‘과연 남녀평등이 가능한 것이냐?’를 묻고 싶은 것은 이다.

 

한 세기가 지난 지금도 여성과 남성 사이에 존재하는 권리 찾기를 앞세우며 기득권 역전만 벌어졌을 뿐 성불평등으로 인한 갈등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아담의 창조_150×38cm_피그먼트 프린트_2014

 

 

그녀를 만나는 곳 100M 전_128×25cm_피그먼트 프린트_2014

 

 

매직쇼_60×86cm×3_골판지에 디지털 프린트_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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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40912-길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