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지현 展

 

제 26회 고금미술연구회 선정작가

 

달꽃_72.7x60.6_Oil on Canvas_2014

 

 

대백프라자갤러리

  

2014. 12. 2(화) ▶ 2014. 12. 7(일)

대구시 중구 명덕로 210 대백프라자 10F | T.053-420-8013

 

www.debecgallery.com

 

 

 

달꽃_130x130cm_Oil on Canvas_2009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 구름에 달 가듯 가는 나그네 /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 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 구름에 달 가듯 가는 나그네”

 

시인 박목월의 ‘나그네’라는 유명한 시(詩)이다. 필자가 이 시(詩)를 처음 외우기 시작한 건 중학교 국어시간으로 기억된다. 그때는 뭐가 그렇게 외워야 하는 것들이 많았었는지, 암기한 걸 검사 받고 나면 다시 외워야 하는 숙제가 책상위에 한가득 쌓여 있었던 기억과 숙제 때문에 마음 놓고 운동장에서 나가 축구시합 한번 제대로 못했던 기억밖에 남지 않는다. “구름에 달 가듯 가는 나그네…”라는 구절을 읊조리며 가물가물한 옛 기억들을 떠 올려 본다. 어린 시절 노을이 짙게 물든 부산 앞바다를 바라보면 소리 내어 읊어보던 기억들이 이내 아련한 향수로만 남는다.

 

 

 

달꽃_140x140_Oil on Canvas_2014

 

 

둥근 보름달을 즐겨 그리는 여류화가 변지현의 작품에 등장하는 슈퍼 문(super moon)을 바라보며 박목월의 시 구절에 나오는 외로운 달을 새롭게 회상해 본다. 구름에 달 가듯 바삐 어디론가 떠나가는 외로운 달을 통해 나라 잃은 서러움을 표현했던 시인의 깊은 고뇌와 시구가 전해주는 암묵적 저항정신이 잘 드러나는 ‘나그네’는 운율의 구성미가 주는 무한한 상상력과 문학이 주는 육중한 무게감을 고스란히 전해 받을 수 있었던 작품이다. 극도로 억압된 일제 암흑기에 집과 땅을 갖지 못한 채 떠도는 우리 겨레의 모습을 나그네로 비유하고, 달로 은유하는 시인의 시는 관자의 마음속에 하얀 그믐달 하나씩을 그려 주고 있다. 반면 아름다운 달무리를 자랑하며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변지현의 작품 속에는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보름달의 아름다움과 신비함이 가득 차 있다. 인간의 무의식 속에서 나타나는 이상에 대한 갈망과 현실적 욕구에 대한 삶의 방식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녀의 그림 속에 재현되어진 모습들은 인간과 자연의 본질을 바탕으로 몽환적 표현을 통해 무의식의 내면세계를 조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상상 이미지들을 자연과 결합시켜 비논리적 정경들로 새롭게 시각화시킴으로써 신비로운 내적 세계를 몽환적 이미지로 보여주는 것이다. 다시 말해 몽환성을 바탕으로 인물화에 대한 현대적 감각을 새롭게 그려내는 것이다.

 

 

달꽃_100x100cm_Oil on Canvas_2014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때로는 현실로부터 벗어나 자유로워지는 욕망과 함께 자유를 갈망하며 새로운 꿈을 꾸며 살아간다. 꿈을 통한 내면의 세계는 잠재의식 속의 상상과 공상을 포함한 자유의 세계로 보여 진다. 몽환적 상상은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일이 이상의 세계에서는 가능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무의식의 세계를 통해 자신의 내면을 투명하게 바라볼 수 있는 통로가 되기도 한다. 마치 신화 속 이야기들이 한 폭의 그림으로 표현되듯 자연에 대한 무한한 상상력과 신비감이 고스란히 작품 속에 담겨져 있다. 동양인의 정신세계 속에서 달이라는 존재가 주는 몽환적 이미지는 신비주의로 귀결되고 그 속에 등장하는 여인의 이미지 역시 신화의 주인공이 되듯 강한 아우라를 자아낸다. 한국 여인의 뒷모습에 묻어나는 기다림과 애절함은 한(恨)이라는 추상적 이미지를 조형적 이미지로 새롭게 그려내는 것이다. 이처럼 변지현의 달꽃이 주는 조형적 요소는 광의적 의미에서 보면 박목월의 시에 담겨진 기호적 의미와 유사한 상징성을 보여 주고 있다. 체념과 달관이 주는 서정적 이미지가 글과 그림으로 새롭게 표출되는 것이다.

 

 

달꽃_162.2x112cm_Oil on Canvas_2013

 

 

달과 여인으로 일관되는 그녀의 작품 속 상징성은 생산과 소통의 의미를 제시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며, 예술작품은 이러한 상징성을 중심으로 하여 작가의 주관적인 생각이나, 감정을 관객에게 전달하여 새로운 의사소통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음양사상으로 대변되는 동양정신에서 달이 가지는 존재적 의미는 다양한 장르와 양식으로 재해석되고 있으며, 특히 한국인들에게는 우주론과 세계관이 함께 인식되어 각 지역별로 다채로운 인생관과 생활양식을 만들어내는 절대적 가치의 존재로 작용한다. 그리고 양을 상징하는 해에 비해 훨씬 다양하고 역동적인 표현력과 심상의 감정적 반응을 보여주고 있는 친숙한 존재인 달은 음을 대표하는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태양과 하늘, 남자로 상징되는 양의 의미와 달, 땅, 여자로 비유되는 음의 상징성은 결국 음양의 이치 속에서 우리의 삶과 우주의 모든 영역을 담고 있는 것이다. 커다란 보름달을 배경으로 고개를 돌려 아름다운 자태를 연출하고 있는 여인의 뒷모습에서 동양미학의 절대적 가치를 새삼 발견한다. 대상이 주는 절대적 상징성과 은유적 의미가 함축된 표현양식을 통해 한국의 여성성이 짙게 내재된 그림을 만나보는 이번 변지현의 고금미술선정작가 초대전에서는 자아의 탐구를 통해 일관된 예술과 삶에 대한 근원적 사유들이 화려하게 펼쳐져 보인다. 그녀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여인들은 뒷모습에서 보여 지는 익명성과 화려한 장신구로 치장된 아름다운 여성성은 우리시대 여성에 대한 아름다움을 더욱 자극하는 강한 호기심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예술이 추구하는 진정한 아름다움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김태곤(대백프라자갤러리)

 

 
 

변지현

 

대구 계명대학교 미술학부 서양화과 졸업

 

2014 Story&nature展(e-갤러리, 대구학생문화센터) | 2014 대구구상회화대작전(대백프라자 갤러리,대구) | 2014 심상전정기전(수성아트피아) | 2013 Fact impact展(동원화랑,대구) | 2013 아시아프 (서울 구역사관) | 2012 대구 아트 페스티벌 2부 참여 (대구문화예술회관) | 2012 리얼대 리얼전 (대구 예술발전소) | 2012 대구 구상회화 대작전 (대백프라자 겔러리) | 2012 제5회 구상1번지 영남구상회화의 진수展(포스코 갤러리,포항) | 2011 청년작가미술축제 ,아시아프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 2011 제4회 구상1번지 영남구상회화의 진수展(포스코 갤러리) | 2010 심상전 정기전(대구 문화예술회관) | 2010 대구 구상회화 대작전 (대백프라자갤러리) | 2009 아트대구 | 2009 Soaf 특별전 참여 (서울 코엑스) | 2008 화랑미술제 (부산 벡스코) | 2008 하이퍼리얼리즘 3인전 (동원화랑) | 2008 2008주목작가전 ( 라메르갤러리 ,서울) | 2008 대한민국 우수신진작가 초대전(조선일보미술관, 서울) | 2007 두산 뉴 아티스트 페스티벌(두산갤러리,대구) | 2007 대한민국 신진작가 발언전(갤러리 라메르, 서울) | 2007 천진 미술학원 초대 교류전(천진미술학원 미술관, 중국 천진) | 2007 제2회 대한민국 청년예술의 힘(록 갤러리,서울)

 

현재 |  심상전, 자관전, 신기루 회원

 

 
 

vol.20141202-변지현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