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윤희 展

 

" 월척 "

 

거차마을_72.7x116.8cm_장지에 혼합재료_2014

 

  

갤러리 담

  

2014. 12. 2(화) ▶ 2014. 12. 10(수)

서울시 종로구 안국동 7-1 | 02-738-2745

 

www.gallerydam.com

 

 

행군_116.8x80.3cm_한지에 아크릴 채색_2014

 

 

또 다시 분주하게 한 해를 마무리해야 하는 시간이 왔다. 언제나 그렇듯 올해도 숱한 충격적인 사건들이 많았으며 그 중 상당수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채로 남아있다.

 

이렇듯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개인적으로는 조용히 나와 타자의 페이소스를 열거하는 소소한 기록을 다시금 시작하게 되었고 그것은 우연히 접하게 된 ‘낚시’라는 행위에 빗대어 구체적 형상으로 보여 지게 된다. 사실 낚시에 대한 관심은 전적으로 ‘타인의 취향’에서 비롯되었지만 ‘심심한 위로’ 전시 이후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2년이라는 물리적 시간과 더불어 개인적 상황, 심리적 상태가 적극 반영된 결과라 할 수도 있다.

 

 

월척_160x160cm_한지에 아크릴 채색_2014

 

 

 

포구의 밤_82x163cm_한지에 아크릴채색_2014

 

 

최근 ‘사막에서 연어낚시’라는 영화가 개봉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전혀 가능하지 않을 법한 프로젝트를 수행해야 하는 인물이 목표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깨닫게 되는 삶에 대한 방식, 태도 그리고 사랑이 다소 나이브하게 구성된 영화였다. 낚시를 인생에 비유하면서도 행위자체가 이루어지는 장소성과 다소 정적인 형태의 동작 때문인지 낚시를 소재로 다루는 영화들의 결말은 언제나 훈훈함과 함께 삶의 긍정적 비전을 제시한다. 하지만 영화 속 환상은 실제의 삶에 적용하기에는 어쩐지 괴리가 있어 보인다. 광활한 푸른빛이 감도는 바다가 아닌 잿빛 도심 속에서의 혼잡스러움과 치열함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중무장으로 만들게 하니까..

 

작품 ‘월척’에 나오는 거대 물고기는 낚시꾼들에 의해 외형은 손상되었으나 물고기 또한 온전한 희생양이라고 볼 수는 없다. 물고기 주둥이와 뜯어진 뱃속에서는 먹잇감이었던 작은 물고기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마치 먹이사슬에 빗대어 사회적 구조 속에서 먹고 먹히는 관계를 극명히 보여주고 있다. 너무도 크고 화려한 비늘을 가진 거대 물고기.. 사실 눈을 멀게 하는 화려한 것일수록 뒤는 더 구리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도 많이 목격하지 않았던가.

 

 

밤낚시_53x100cm_한지에 아크릴채색_2014

 

 

지난 2008년 원초적 욕구의 작업을 시작으로 이후 관혼상제를 거쳐 어느덧 자연스럽게 낚시연작까지 왔다. 이전의 직설적이고 적나라했던 접근 방법은 부감법을 이용한 낚시연작을 통해 일상에서 벗어난 현장들을 좀 더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형식으로 바뀌게 되었다.

 

인물의 표현은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집단초상’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 ‘집단초상’은 말 그대로 개인의 인물들이 하나의 집단의 관습적 양식(비슷한 형태의 옷차림, 반복적 행위 등)을 취하는데, 각기 다른 얼굴로 비슷한 듯, 다른 태도를 취하고 있는 군상은 ‘과잉’, ‘과밀’된 이미지로 회색조 배경 위에 그려진다. 이러한 군상들은 일상의 억압과 그것의 일탈행위가 공존하는 ‘마당’의 질펀함을 보여준다.

 

 

탄천수중보_130.3x97cm_한지에 아크릴 채색_2014

 

 

우리의 삶은 때로는 작품 ‘행군’에 보이듯이 마치 전장에 나가는 군인처럼 비장함을 품어야 할 때가 있다. 또 한 작품 ‘빨간 등대’처럼 어둠속에서 하염없이 오지 않을 그 무언가를 기다리기도 해야 한다. 실제의 삶이 비록 너절하고 참담할지언정 내가 저 멀리 바다 위에 떠있는 색색의 방갈로를 무지개로 보았을 때처럼 우리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신기루와 같은 순간을 보며 찰나의 희망을 품기도 할 것이다. 그것이 환영일지라도 아름다운 순간을 기다리며 살아간다는 것... 그런 의미에서 어쩌면 우리 모두는 낚시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변윤희

 

 
 

변윤희

 

2010 덕성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과 졸업 | 2007 덕성여자대학교 예술대학 동양화과 졸업

 

개인전 | 2012 심심한 위로 (안국약품 AG갤러리, 서울) | 2010 주정展 (관훈갤러리 기획전, 서울) | 2009 욕정남녀展 (갤러리 도올 기획전, 서울) | 2008 Her Appetite - 식욕스트레스展 (두산위브 더 제니스 아트갤러리 기획전, 부산)

 

단체전 | 2013~2014 한국화의 반란 (서울시립 북서울 미술관, 서울) | 2013 구. 체. 경 - 힐링 그라운드 (소마미술관, 서울) | 2012 “날개, 날다” 젊은작가지원-릴레이展 vol. 4 (아트컴퍼니, 서울) | 2011~2012 유령의 집 (전북도립미술관, 완주) | 2011 포항아트페스티벌 (포항시립중앙아트센터, 포항) | 2011 홈런-희망을 쏴라! (롯데갤러리 광복점, 영등포점) | 2011 오늘 한번 죽어볼랍니다. (아트힐 갤러리, 수원) | 2011 양방향 정체상황 (경기대학교 호연갤러리, 수원) | 2011 서울오픈아트페어 ( 코엑스, 서울) | 2011 Food Society (대안공간 충정각, 서울) | 2010 궁에서 거닐다 ( 미음갤러리, 서울) | 2010 Byul Collection Now,(별 컬렉션 기획, 신사아트타워, 서울) | 2009 PHOBISM (경기대학교 호연갤러리, 수원) | 2009 Enjoy with the Art Travel -2부 맛있는 여행 (현대백화점 미아점 H갤러리, 서울) | 2008 동상이몽 (갤러리 담, 서울) | 2008 갤러리 더케이 기획공모전(갤러리 더케이, 서울)

 

 
 

vol.20141202-변윤희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