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LLARS 展

 

권오상 | 공성훈 | 노재운 | 오용석 | 이동욱

 

권오상_무제(부분)_혼합재료_가변사이즈_2014

 

 

아라리오 갤러리

  

2014. 12. 3(수) ▶ 2014. 12. 28(일)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 5길 84번지 | T.02-541-5701

 

www.arariogallery.co.kr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은 12월 3일부터 28일까지 한국작가 다섯 명의 단체전 <Pillars> 를 개최한다. 기둥 혹은 푯말이라는 뜻의 ‘Pillar’ 는 현대미술의 각 분야인 회화, 조각, 사진, 영상, 그리고 설치 장르에서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선보이며 각 분야의 주축을 이루는 다섯 작가를 표상한다. 아라리오 갤러리는 이번 전시를 통해 예술의 각 분야를 진지하게 탐구해온 중견작가 다섯 명 -권오상, 공성훈, 노재운, 오용석, 이동욱- 의 작품을 선보이며 그들이 풀어나가는 미학에 대한 다양한 접근 방식과 그 깊이에 공감하고자 한다.

 

조각의 역사와 구조에 대한 탐구 - 권오상

브론즈나 대리석 대신 압축 스티로폼을 조각한 후 그 위에 수백 장의 사진을 붙여 ‘사진 조각’으로 완성하는 권오상(1974)은 ‘조각’의 주요 개념들을 지속적으로 연구해왔다. 그의 대표적인 작업인 ‘데오도란트 타입 Deodorant Type’ 시리즈는 스티로폼과 같은 가벼운 재료로 형태를 조각하고 스튜디오에서 촬영하거나 혹은 인터넷을 통해 수집한 사진을 조각의 표면에 덧입히는 작업으로, ‘사진 조각’과 ‘가벼운 조각’ 두 개의 축을 세우며 현대 조각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대부분의 작품은 작업실 내부의 촬영실에서 촬영되거나 인터넷에서 적합한 이미지를 찾는 데에서 시작하는데 이 과정에서 작가는 잡지, 신문, 웹사이트, 필름 등 다양한 대중문화 이미지를 섭렵한다. 조각의 소재로 잘 다루어지지 않던 일상용품, 작업 공구, 액세서리 같은 잡화류나 과일, 채소 같은 음식들의 가벼운 이미지들이 작품 표면을 이루는 근간이다. 인터넷에서 키워드를 ‘구글링’하는 일부 작업 과정은 인간의 사유가 언어로 치환된 결과를 거꾸로 추적하여 이미지를 얻어내는 방식이다.

 

이번 전시에서 새롭게 선보일 작품은 최근 발전시키고 있는 ‘뉴 스트럭쳐 New Structure’ 시리즈 중 하나로, 알렉산더 칼더의 ‘스태빌 Stabile’ 의 구조를 차용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업이다. 조각가들이 어떻게 조각사를 발전시켜왔는지에 대한 작가의 지속적인 관심은 칼더가 고안한 움직이는 조각인 모빌과 스스로 서는 조각 스태빌에 대한 오마주로 이어졌다. 작가는 스태빌 조각을 자신의 기존 작업인 ‘더 플랫 The Flat’ 시리즈와 접목시켜 평면 이미지들을 화면 밖으로 끄집어내었다. 잡지에서 가위로 오려낸 자국이 또렷이 보이는 이미지들은 칼더가 만든 스태빌 작품의 뼈대를 따라 안정적인 구조로 서로 엮여있다. 두 개의 이미지(패널)가 합쳐지면 그것을 받치기 위한 또 다른 이미지가 더해지는 방식이다. 1999년 이른 나이에 작가로서 첫발을 내딛은 이래 권오상에게 작품 행위는 여전히 ‘현대사회에서의 조각’에 대한 지속적인 탐구이다.

 

현대인의 불안에 관한 회화 - 공성훈

현대미술계에서 가장 고전적 장르라 할 수 있는 전통회화를 고수하며 본인의 확고한 입지를 다진 공성훈(b.1965)은 2000년대 초반 ‘개’와 ‘밤길’ 연작을 거쳐 ‘절벽’, ‘폭포’ 등 풍경화를 발표했는데 섬광처럼 번쩍이는 날카로운 빛과 스산하고 기이한 느낌을 주는 원색조의 과장된 색감으로 ‘개성 넘치는 현대 회화’란 평가를 받아왔다.

 

근래의 작품들에서는 한국사회의 공통적 정서인 ‘불안’이 극대화되며 을씨년스러운 겨울의 모습과 인간의 고독이 강렬하게 담겨있다. 웅장하면서도 음울한 자연환경은 과장된 색으로 칠해져 더욱 드라마틱한 느낌을 주는데, 이러한 풍경은 서양 전통 풍경화의 특징인 숭고한 자연과는 거리가 멀다. 곧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은, 혹은 이미 벌어진 듯한 불길한 사건의 전후를 연상시키는 작품에 서는 스릴러 영화의 한 장면 같은 긴장감과 더불어 묘한 아름다움이 느껴 진다. 한마디로 규정짓기 어려운 그의 작품은 우리 현실을 기반으로 한다.

 

이번 전시에는 제주도 폭포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칠흑같이 어두운 화면에서 험준한 절벽 아래로 쏟아지는 날카로운 폭포의 물줄기와 섬광처럼 하얗게 부서지는 빛은 현대인들의 숨가쁜 삶과 그 이면에 잠재된 두려움의 표현이다. 통속적인 것과 일상적인 것들의 교차점에서 인간이 가진 불안과 욕망이 녹아든 회화이다.

 

‘특수 효과’ 처리된 설치미술 - 노재운

다양한 영화적 서사와 기법을 이용해 독창적인 미디어 아트와 설치미술 작품을 보여주는 노재운(b.1971)은 영화와 게임 그리고 현대미술의 경계를 절묘하게 넘나든다. 영화광인 작가는 2004년에 첫 개인전을 연 이래 웹, 그래픽, 비디오, 오브제, 사진, 텍스트, 음악, 설치, 조형물과 회화 등 여러 미디어를 이용해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영화의 기법과 오브제, 특징을 이용해 색다른 설치 작품이나 조각으로 구현하는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이를테면 지난 100 여 년간 변화한 영화의 필름 프레임에서 영감을 받아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아크릴 패널로 파티션을 만들어 공간을 분할하고 거울처럼 걸어 공간을 투영하기도 하면서 사각 프레임 자체가 현대인의 사고와 판단의 기준이 되었음을 시사한다. 증강 현실처럼 현실에 또 다른 현실이 덧입힌 상황과 직면하는 것 같은 느낌이 인상적이다. 작가는 각종 영화를 통해 우리는 수많은 미래 사회의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여러 영화에 등장하는 마법사나 예언자가 사용하는 마법의 지팡이에 영감을 받아 제작한 각양각색의 지팡이와 아크릴 패널이 혼합된 작품을 전시한다. 영화에서 지팡이는 특수 효과를 상징하는 대표적 오브제다. 그런 물건을 영화에서 ‘탈취’해 특수 효과가 없는 일반 공간에 놓거나 누군가 지팡이를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힘을 갖게 되는 상상하면서 설치 미술로 제작했다.

 

시공간이 교차하는 영화 혹은 비디오 - 오용석

여러 장의 사진과 동영상 클립을 서로 맞물리게 이어 붙여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오용석(b.1976) 은 각기 다른 시공간에서 촬영된 이미지들을 재조합하여 하나의 영상으로 엮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각형으로 된 프레임 안에 데이빗 호크니의 사진 꼴라쥬를 연상시키는 풍경이 펼쳐져 있고, 그 일부분은 정지된 화면으로 또 다른 부분은 움직이는 영상으로 보여진다.

 

오용석은 직접 촬영한 다양한 시공간의 영상과 TV 드라마, 때로는 고전 SF영화나 멜로 영화들을 재조합해서 새로운 시퀀스를 만들어내는데 과거, 현재, 미래의 이미지들이 충돌하고 교차하는 풍경은 보는 이로 하여금 자연스레 우리가 살고 있는 시간이 과연 언제인가에 대한 생각이 들게 한다. 영화가 대체로 풍경 장면으로 끝난다는 사실에 착안하여 엔딩 장면만을 모아 논리적 전개 없이 무작위로 조합한 근래의 작품들은, 기승전결의 서사구조가 없는 독특한 스토리 라인을 만들며 시작과 끝이 모호한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이번 전시에서는 오래된 빈티지 TV들을 이용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1920년대부터 70년대 사이에 제작된 오래된 영화들을 모아 각각의 장면들을 꼴라쥬한 영상 작품을 제작한 뒤, 빛 바랜 텔레비전 화면 위에 이를 프로젝션 하였다. 전원이 켜지지 않은 빈티지 TV 들 위에 오래된 영화가 래핑(Wrapping)되어 상영되는 장면은 시간과 공간의 차원을 넘나든다.

 

실험실에서 배양된 인체 - 이동욱

이동욱(b.1976)은 약 15cm 높이의 작고 정교한 인물 조각상으로 알려졌다. 그가 지난 10여년 간 선보인 극도로 세세하게 표현한 인물상들은 무표정한 얼굴과 표피가 모두 벗겨진 듯 털 하나 없이 매끄럽고 예민한 피부를 지녔다. 이동욱 작가는 줄에 매달리거나 속박된 ‘인체’를 통해 다양한 힘의 관계를 표현한다. 그 힘이란 물리적 지배와 그에 따른 반작용일 수도 있고, 권력 관계에 대한 은유나 욕망의 충족과 불만족에 따른 반응, 나아가 외부 조건에 의한 변형과 변이일 수도 있다.

 

최근 작가의 관심과 표현은 점점 추상적인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작은 인물 조각상을 둘러싼 공간까지도 높게 완성하는 것이다. 최근 작업인 ‘꿀’과 ‘랍’이 대표적이다. 작가는 아크릴과 종이로 만든 ‘꿀’과 ‘랍’을 인체 조각과 접목했다. 황금색 아크릴을 꿀로, 종이를 랍으로 변신시킨 데서 보듯 재료는 작가에게 무척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보는 것만으로 아픔이 전해지는 분홍색 피부를 위해 폴리머 클레이(polymer clay) 를 사용한 데서 알 수 있듯 작가는 신중하고 세심하게 재료를 선택한다.

 

아라리오 갤러리

 

 
 

권오상

 

2004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조소과 졸업, 서울 | 2000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졸업, 서울

 

개인전 | 2014 Structure, 페리지 갤러리, 서울 | 2014 Osang Gwon, 조이스 파리, 파리 | 2013 Postmodern Times, 하다 컨템포러리, 런던 | 2013 Masspatterns, 13 S/S Collaboration Exhibition #03, 맨메이드 우영미, 서울 | 2012 Osang Gwon,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청담 | 2011 Adore, 안도파인아츠, 베를린 | 2010 Sculpture, 두산 갤러리, 뉴욕 | 2009 Osang Gwon, 아라리오 갤러리, 뉴욕 | 2008 Deodorant Type: Sculpture by Gwon Osang, 맨체스터 시립미술관, 맨체스터 | 2006 Gwon, Osang, 유니온 갤러리II 개관전, 런던 | 2001 Deodorant Type, 인사미술공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서울

 

 

공성훈

 

1994 서울대학교 대학원 서양학과 졸업 | 1991 서울산업대학(現 서울과학기술대학) 전자공학과 졸업 | 1987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학과 졸업

 

개인전 | 2014 바람,그리고 바다, 아라리오갤러리, 천안, 한국 | 2012 파도, OCI 미술관, 서울, 한국 | 2009 겨울풍경, 아트포럼 뉴게이트, 서울, 한국 | 2008 근린자연(近隣自然), 대안공간 풀, 서울, 한국 | 2002 Night View around My Home, Aktions Galerie, 베를린, 독일 | 2000 개, 밤, 우덕 갤러리, 서울, 한국 | 1997 발버둥, 금호 미술관, 서울, 한국

 

 

노재운

 

1997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개인전 | 2010 Forbidden Planet, 갤러리 플랜트, 서울, 한국 | 2009 About Time, 갤러리 플랜트, 서울, 한국 | 2006 스위스의 검은 황금, 아트 스페이스 풀, 서울, 한국 | 2004 Skins of South Korea, 인사미술공간, 서울, 한국

 

 

오용석

 

2004 수원대학교 미술대학원 회화과 졸업 | 2002 수원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개인전 | 2014 The Horizontal Line Without Cut, 아트 스페이스 정미소, 서울 | 2011 Square and Square, 페더레이션 스퀘어, 멜버른, 호주, 오스트레일리아 | 2010 클래식, 16번지, 서울 | 2005 신진작가:드라마, 대안공간 풀, 서울

 

 

이동욱

 

2003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회화과 졸업, 서울, 한국 | 2001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서울, 한국

 

개인전 | 2014 평균적 고통, 코너아트 스페이스, 서울, 한국 | 2012 Love Me Sweet, 아라리오 갤러리 서울 삼청, 서울, 한국 | 2012 Love Me Tender, 두산갤러리, 뉴욕, 미국 | 2008 이종교배(Cross Breeding), 아반세이 갤러리, 취리히, 스위스 | 2006 양어장(Breeding Pond), 아라리오 갤러리, 서울, 한국 | 2004 Mouthbreeder, 브레인 팩토리, 서울, 한국 | 2003 동종번식(Inbreeding), 한전 플라자, 서울

 

 
 

vol.20141203-PILLARS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