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희 展

 

처음 만나는 봄

 

 

 

류가헌

 

2015. 3. 24(화) ▶ 2015. 4. 5(일)

서울시 종로구 통의동 7-10 | T.02-720-2010

 

www.ryugaheon.com

 

 

 

 

처음 만나는 봄

 

야생의 봄꽃들은 작지만 강인하다. 긴 겨울을 홀로 견뎌낸 까닭이다. 이른 봄부터 앙증맞은 푸른 꽃잎을 펼치며 계절의 변화를 알리는 꽃은 ‘노루귀’이다. 노루귀가 봄을 알리기 시작하면 수예가 김종희는 분주해진다. 봄꽃들을 맞으러 몇 달이고 긴 시간동안 산과 들녘을 오르기 때문이다. 큰개별꽃, 얼레지, 처녀치마, 족도리풀... 이름도 정겨운 우리나라의 봄 야생화를 하나하나 찾다 보면 금세 봄이 지나간다. 두루 봄꽃들을 만나고 돌아온 뒤에야 김종희 작가는 우리 꽃을 수놓기 시작한다.

김종희 작가에 의해 우리 야생화들은 자수로 처음 피어났다, 그는 그동안 우리 야생화를 자수로 표현한 선례나 교본이 없어 다른 나라의 야생화 자수 자료를 접할 때마다 늘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런 마음에서 ‘우리 야생화 자수’를 해야겠다고 다짐한 것이 십 수 년 전이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작가는 직접 발품을 팔아 우리 꽃들을 찾아다니고, 도안을 만들어서 천연 염색한 천에 섬세하게 수를 놓았다. 그 결실을 모아 지난여름에는 <실로 그린 우리 꽃>展을 통해 갤러리 류가헌 한옥을 우리 야생화로 가득 채웠다. 전시기간 내내 우리 꽃 자수의 아름다움을 보기 위한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그런 김종희 작가가 두 번의 겨울을 지나고 다시 봄을 맞아 류가헌에서 <처음 만나는 봄>展을 준비한다. 지난 전시에서 생생하게 수놓은 여름꽃과 가을꽃을 감상한 이라면 그가 수놓은 봄꽃들에 대해 궁금해 하지 않을 수 없다.

작가는 봄꽃이 지닌 싱그럽고 발랄한 느낌을 살리기 위해, 염색하지 않은 담백한 광목천을 바탕으로 선택했다. 봄이 안겨주는 생동감을 표현하기 위해 색실을 고르는 데도 수일이었다. ‘우리 꽃을 수놓으며 조금씩 꽃을 닮아간다’는 작가의 말처럼, 그는 긴 겨울을 견뎌낸 강인한 봄꽃을 벗 삼아 겨우내 홀로 수를 놓았다. 그렇게 28포기 꽃이 수놓아지기까지 두 번의 계절이 지나갔다. 이번 전시의 야생화 자수들은 모두 작가의 손끝에 오래 머물러 비로소 완성된 작품들인 것이다.

<처음 만나는 봄>展은 이른 봄부터 늦은 봄까지 우리의 산과 들녘에 피는 야생화 자수로 채워진다. 더불어 야생화 자수를 놓는 방법과 실의 색깔, 실 번호, 도안이 곁들여진 ‘야생화 자수3 봄에 볼 수 있는 우리 꽃’ 책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김종희

 

개인전 | 2013 실로 그린 우리 꽃 (류가헌) | 2012 그리움, 꽃이 되다 (경인미술관)

 

저서  | ‘야생화 자수 여름 ․ 가을에 볼 수 있는 우리 꽃’(2013. 팜파스) | ‘야생화 자수 우리 꽃을 곁에 두다’(2012. 팜파스)

 

한국야생화자수연구소 대표

 

 
 

Vol.20150324-김종희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