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문 展

 

" IMAGE of MAP "

 

image of map 1404A_112.1x162.2cm_mixed media on canvas

 

 

인사아트센터 3층

 

2015. 6. 3(수) ▶ 2015. 6. 8(월)

서울특별시 종로구 관훈동 188 | T.02-736-1020

 

www.insaartcenter.com

 

 

image of map 1412A_130.3x162.2cm_mixed media on canvas

 

 

조용문의 지도畵(Painting of Map) : 노마디즘의 시각적 기록

 

조용문은 사이버상의 지도를 회화로 번역하는 작가다. 조용문은 지도畵라는 새로운 영역을 구축하면서 한국미술계에 발을 들여놓는다. 작가는 자신의 고향인 부산에서 출발하여 한국의 도시와 섬(독도)을 여행하고 세계 각국의 도시와 도시를 사이버로 부유하는 신(New)노마니즘의 유형을 펼쳐낸다. 시각적으로 기록한 지도畵로 사이버 노마디즘이 21세기 다양한 회화적 표현의 세계에 동참하여 새롭다. 조용문은 지도畵로 가상적이자 시대적인 그리고 기록적이자 회화적인 것이 공존한 외롭고 쉽지 않은 작가로서의 노정을 이번 개인전에 공식화했다. 그의 꼼꼼하고 섬세한 그리고 성실하고 가식 없는 홀로서기에 동참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조용문은 늦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21세기 미술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작가는 스스로 자유를 선사하고 자아(Ego)의 존재의 근원을 미술에서 찾았다고는 하지만, 조심스러우면서도 당당한 그의 지도畵를 이해하고 미적 가치를 평가하는 척도는 아닐 것이다. 2015년 지도畵 개인전에 전시된 작품들은 분석하는 흥미와 그리고 관조하는 즐거움이 충만한 것들이다. 관조의 흥미와 즐거움을 잠시 뒷전으로 미루어 놓더라도, 가장 먼저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사이버 상의 지도를 전통 회화매체로 번역된 지도畵이다. 고민할 필요조차 없을 정도로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그림들이 개인전에서 선보였다. 서둘러 해명하면, 사이버지도인 원본에 충실한 그의 그림들은 선과 점으로 도시의 이미지를 가시화했고, 전시된 평면작품들은 노동 집약적인 붓질과 단색의 바탕이 주를 이룬다. 구글(Google)에서 찾은 무색의 지도가 색과 선과 유연한 붓질로 독해되었고, 그리하여 색으로 추상적인 이미지로 읽는 지도畵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그리하여 크기가 다양한 화면에도 불구하고 그림과 마주하면 마치 여행사를 방문한 듯 착각이 들 정도이다. 부산에서 서울로, 북경으로 동경으로, 미국으로 유럽으로, 봄에 여름에 가을에 한번쯤 다녀봄직한 여행지가 전시장에 펼쳐졌다. 순간적으로 나마 여행사에 존재하고 있다고 착각한 상태에서 빠져 나오는 순간 회화세계와 여행사의 차이가 분명해지듯이, 작가의 유목민적인 삶과 지도회화는 떼래야 뗄 수 없는 관계로 묶인다. 단색조의 화면에 추상적인 선이 도로를 가시화하고, 빼곡하게 이어달리는 사각형으로 구획된 추상적인 면들은 지도상의 도시이미지를 연상하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관객의 여행목적과 경험지식에 따라 관찰의 재미와 흥미도 유연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상하좌우로 퍼져 있고, 크기의 변화가 거의 없는, 더욱이 꼼꼼한 붓질로 칠해진 면들과 색들의 층들이 유사하면서도 차이가 있다는 것이 가시화되어 섬세한 분석이 필요하다. 마치 여행자가 도시의 한 공간을 꼼꼼히 돌아다니듯이, 그리하여 기억 속에 자리한 도시의 부분적인 이미지가 회상되듯이, 전시장의 지도畵들은 한국에서 아시아로 그리고 미국에서 유럽으로 우리들의 시선을 평면위에 펼쳐진 이미지의 세계로 유도된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도시공간에서 회화공간으로, 전체에서 부분으로, 사이버공간에서 미적 경험의 시각여행은 자유롭다. 그리하여 마침내 추상성과 사이버, 기억된 공간과 미적 경험, 도시공간과 회화공간이 한데 아우러진, 그러한 프로세스를 관통한 시각적 여행과 회화적 여행은 미적으로 그리고 경험적으로 돈독해진다. 작가의 노정은 결코 외롭거나 두렵지 않은 노마디즘의 시각적 기록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image of map 1412B_130.3x162.2cm_mixed media on canvas

 

 

조용문은 지도畵로 회화의 오랜 숙제였던 모티브의 억압에서 벗어났다. 그의 그림들은 지도상의 다양한 공간들이 추상적인 이미지로 동시에 공존한다는 사실도 보여준다. 통일감과 유기성이 모티브에서 찾아지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표현하는 회화매체에 근원을 두었다. 회화의 오랜 난제였던 모티브의 억압에서 해방된 그의 지도畵는 인터넷이 가장 빠른 한국사회와 더불어 우리들의 삶 속에 침투한 피로사회를 회피하지도 않는다. 왜냐하면 특히 한 공간에 표류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공간이 공존한 전시장에서 색채의 이미지와 사이버 상의 지도가 한데 어우러져 다양한 화두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한국적 피로사회에 자리한 시각적 노마디즘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 이전의 현상을 직시하는 방법-은 해외여행의 자율화 이후에 급속도로 퍼져가는 해외여행, 유커(遊客), EBS다큐프로그램, 비정상회담, 네비게이션 등을 아우르기 마련이다. 이렇듯 조용문의 작품들은 한국사회의 여러 단층을 화면에 담았을 뿐만 아니라 21세기 일상의 리얼리티가 끊임없이 변화하고 이동하는 시각적 여행도 과제로 삼았다. 무거움 보다는 신속함, 온전함 보다는 변화를, 본질보다는 표면을, 안전보다는 새로움을 요구하는 국내 21세기 피로사회에서 표현의 정당성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까. 가볍지 않은 문제의식이 사이버지도에서 추상적인 이미지로 번역되면서 탄생했다. 새롭게 부각된 회화의 과제를 판단하는 범주는 작품과 전시문맥에 따라 그리고 해석자의 관심과 지식에 따라 차이는 있을 것이다. 그러한 판단은 전시장을 찾는 해석자의 몫으로 남겨놓자. 왜냐하면 작가는 사이버상의 지도가 회화표현으로 전환되는 정당성도 증명하지도 않았고, 실제(지도의 이미지)와 환영(그림의 이미지) 사이의 딜레마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논리적인 방법도 제시하지 않기 때문이다. 단지, 사이버의 지도에서 회화로 변신하는 과정과 결과만 인식할 수 있을 뿐이다. 달리 말하면, 조용문은 우리에게 깊은 사색이나 고민 없이 도시공간에서 도시공간으로 이동하는 시각적 사이버여행을 펼쳐 보인다. 그래서 우리는 상공에서 바라본 작가의 고향인 부산에서 출발하여 서울과 평양과 경주의 도시형태들만 우주공간에서 관망하면 된다. 그러한 작가의 우주여행에 동참해보자. 아시아의 주요도시인 동경, 북경과 상해를 거쳐 뉴욕, 시애틀, 라스베가스,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의 주요도시도 지구를 내려다본 이미지로 가시화 됐다. 그의 끊임없는 사이버상의 시각적 기록은 독일의 베를린에서 출발하여 프랑스 파리, 아를과 아비뇽, 스페인의 마드리드, 이탈리아의 로마와 피렌체 그리고 영국의 런던 등 우주공간에서 바라본 유럽의 주요도시가 추상적 이미지로 번역됐다. 이는 피로사회를 이탈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리얼리티를 직시하는 방법이자 작품을 관찰하는 방식이 상공에서 바라보는 시각으로 뭉쳤다. 관망에서 관찰로 이어가보자. 전시장에 들어서면, 각각의 그림들은 화면의 크기나 표현의 정도에 차이를 보인다. 가보았거나 가보고 싶은 여행지가 선택된 것이 아니라 회화적 프로세스가 각기 다르고, 그리는 즐거움이 창작에 속하고 그렇기 때문에 하나로서 존재하는 그리고 새로운 유형의 지도畵화가 탄생한 것을 관찰하는 즐거움이 쏠쏠하다. 물론, 그의 지도畵는 들뢰즈가 말하는 노마디즘을 독해한 것이 아니라 사이버 상의 지도를 추상적인 이미지로 단순화 될 수밖에 없는 철학적 사유, 그러한 철학적 노마디즘이 창의적 삶에 뿌리를 둔다. 조용문은 들뢰즈의 노마디즘에 사이버여행을 첨가하여 시각적 노마디즘을 각인시키고, 추상적 이미지를 관찰하는 재미를 선사하여 우리들의 시각이 떠돌아다닐 수밖에 없는 피로사회도 투사한다. 화면의 추상적 이미지는 중앙과 외곽의 논리를 부정하였고, 각 도시의 개별화된 특징적인 요소도 삭제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사이버상의 지도는 회화의 모티브가 아니고, 회화는 도시공간의 특정한 가치나 삶의 공간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만 현존하게 된다. 관찰자의 꼼꼼한 분석과 사회적 통찰은 사이버지도의 이미지를 제작하는 창작의 유희를 해석하는 조건이다.

 

 

 

image of map 1501A_162.2x130.3cm_mixed media on canvas

 

 

종합하면, 조용문은 지도畵로 새로운 모티브를 찾아야 한다는 속박에서 해방했다. 사이버상의 지도를 회화로 번역하는 작가의 끊임없은 탈주선(脫走線)은 지도와 그림의 미학적 관계에서 의미를 획득한다. 실제와 가상의 경계가 모호해진 현 사회에서 전통매체인 회화로 출발한 작가, 단조로우면서도 섬세한 화면 속의 이미지들은 이전에 지배적이던 회화의 구성 원리와 조형원리 마저도 부정한다. 문화적으로 역사적으로 알려진 도시들의 특성도 색으로 그리고 추상적인 이미지에 예속되어, 작가의 지도畵는 이미지를 표현하는 창작의 여행에 주인공인 셈이다.

조용문의 작품은 동전의 양면과 같이 양가적인 특성을 지닌다. 한쪽에서는 회화와 사이버의 관계가 투명해져야 하고, 다른 한쪽은 역사적으로 지속되고 있는 실제와 환영의 줄다리기가 그러하다. 사이버상의 지도와 회화의 관계는 표현방법과 표현내용이 유기적으로 묶어야 한다는 것에 뿌리를 두는 반면에, 실제와 환영의 미학적 관계는 사회적이든 미술사적이든 구체화 되어야 할 것이다.

조용문은 화려하거나 경제적으로 가치가 뛰어난 지도를 번역하지 않았다. 21세기 한국미술계에 아름다움을 거부하고 전통적인 것이 삭제된 지도畵의 미적 가치와 그것의 정당성이 창작의 유희로 전환되는 것이 개인전에서 투명해졌다. 신기하거나 화려하지도 않은, 보편적이면서도 누구나 쉽게 얻을 수 있는 지도가 미술작품으로 환원되어 불거진 과제이자 지속할 수 기반도 선명해졌다. 지도의 이미지가 전자매체에서 차용한 것이라면, 그래서 지도를 바라보는 시선의 각도가 정해진 것이라면, 작가 조용문은 지도畵의 미적 가치를 끊임없이 부유하는 노마디즘의 시각적 기록에서 찾았기 때문일 것이다.

 

철학박사 김승호(동아대교수)

 

 

image of map 1501C_91x116cm_mixed media on canvas

 

 

 

image of map 1502C_162.2x130.3cm_mixed media on canvas

 

 
 

조용문 | CHO YONG MOON

 

동아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과 졸업

 

개인전 | 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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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50603-조용문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