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展

 

" 화이트 라이트 White Light "

 

White Square_80x120cm_Archival Pigment Print_2014

 

 

갤러리담

 

2015. 7. 21(화) ▶ 2015. 7. 30(목)

Opening 2015. 7. 21(화) PM 5

서울시 종로구 안국동 7-1 | T.02-738-2745

 

www.gallerydam.com

 

 

 

Untitled_70x105cm_Archival Pigment Print_2014

 

 

내 작업의 계기는 새벽시간의 불면에서 시작된 아침 산책이다.

약 2년 전부터 나는 새벽에 깨어 출근하기까지 주변의 공원과, 산책로 그 외 유휴공간을 산책하며 평소 눈에 띄지 않는 사소한 사물이나 풍경을 관찰하게 되었다.

정해진 목적이나 계획 없이 그저 시간을 보내기 위하여 주변을 걷다보면 항상 지나치지만 보지 못하던 것들을 보게 된다.

나는 주변에서 흔히 보지만 제대로 보지 못했던 것들을 반복적으로 관찰하며

대상에게 일어난 변화와 그 변화를 만드는 여러 가지 힘, 관계에 주목하였다.

자연을 모방한 인공물과 인공적으로 다듬은 자연으로 만들어진 도심의 공원은 통제와 관리를 전제로 하기에 반복해서 방문하다 보면 보이지 않는 관리의 손길을 뚜렷이 느끼게 된다.

이런 관리의 손길과 사용하는 사람의 흔적, 또 자연물들이 만들어 내는 변화는 수많은 우연과 필연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조용하면서도 역동적이다.

예를 들어 가을날 낙엽이 수북이 쌓인 거리는 다음날 그것이 누군가에 의해 깨끗이 치워졌고, 꽁꽁 얼었던 호수가 다음날 가보면 금이 가며 녹고 있었다.

나무 꼭대기에 걸려있던 연이 어느날 없어지고,무심하게 밟고 다니는 도로의 안내선이 어느날 다시 깨끗하게 칠해져 있었다.

나는 이런 변화와 흔적들에 주목하며 수집하듯이 사진을 찍었다.

 

이러한 작업은 공사장의 가림막, 현수막, 행사용 천막 등 쉽게 생기고 사라지는 것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임시 구조물에 흰색이 많이 사용되는 것이 눈에 들어왔고 그로 인해 도심의 풍경이 때때로 변화하는 것을 보았다.

백색은 바탕이나 여백으로 인식될 때는 눈에 잘 들어오지 않지만 전경으로 등장하면서 뜻밖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것은 흰색이 눈에 잘 띄어서이기도 하지만 배경이 전경이 될 때 생기는 당혹감과 관련있다.

 

나에게는 어린 시절에 경험한 짧고 희미하지만 강렬했던 흰색에 관한 기억이 있다.

어느날 낮잠을 자다 깨서 밖으로 나갔는데 집 앞의 길이 희고 밝게 빛나고 있었다.

기억해 보려 애써도 전후 사정이 잘 생각나지 않는 짧은 에피소드이지만 그 이미지만은 매우 강렬하게 기억 속에 남아있다.

그리고 현실 속에서도 빛이 강하거나 반사되어 빛나는 것을 볼 때 그 광경이 중첩되어

떠오르곤 한다.

오랜 세월이 흘러 그것이 진짜 벌어졌던 일인지 무언가에 의해 재구성된 것인지 의심해본 적도 있지만 그 이미지는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으면서 내 기억속에서 살고 있다.

나는 주변에서 마주치는 풍경을 통해 이런 이미지를 표현해보고자 하였다.

 

 

이렇듯 나는 작업을 통해서 도시내에서 주변부에 놓여있는 풍경을 불러내고 기억 속에만 존재하던 보이지 않는 이미지를 밖으로 꺼내어 보이는 것으로 구성해보고자 하였다.

 

                                                     2015. 6. 10. 박현주

 

 

 

White Patch_70x105cm_Archival Pigment Print_2015

 

 

 

Placard_70x105cm_Archival Pigment Print_2014

 

 

 

Untitled_70x105cm_Archival Pigment Print_2015

 

 

 

Untitled_70x105cm_Archival Pigment Print_2015

 

 
 

박현주

 

이화여자대학교 의학과 졸업

 

평소에 미술과 사진, 다양한 인문학 분야에 관심이 많아 독서와 비정규 강좌 등을 통해 관련된 소양을 쌓아옴.

2014년부터 본격적 사진 창작을 시작하여 <공원>, <The Entrance> 작업을 최근까지 진행함.

 

2015년 <화이트 라이트> 첫 개인전

 

E-mail | phjoo66@daum.net

 

 
 

vol.20150721-박현주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