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득선 展

 

" - 울림 "

 

그곳에 가면_110x47cm_혼합재료

 

 

갤러리 라메르

 

2015. 10. 7(수) ▶ 2015. 10. 13(화)

Opening 2015. 10. 7(수) PM 6:30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194 | T.02-730-5454

 

www.gallerylamer.com

 

 

 

송음(松音)_98x89cm_혼합재료

 

 

외형이 아닌 내부로의 시선, 심상에서의 여과(濾過)

_이득선, ‘시미(詩味)’ 깃든 사유와 사색의 장

 

1. 작가 이득선의 예술은 자연과 작가 스스로 물 흐르듯 하나가 된 ‘몰입의 풍경’을 보여준다. 수많은 나날을 방방곡곡 떠돌며 얻은 감흥을 정직하고 담백하게 그림 속에 담아내기에, 또는 외형에 앞서 내면을 안은 예술인 탓에 배척함이 없을뿐더러, 굳이 어떤 미술사적 의미를 헤아리지 않아도 형(形)과 채색, 체감의 거리감은 지근하다. 그래서일까, 이득선의 작품들은 그야말로 자연과 삶을 반영하는 일상 속 시선이 시풍(詩風)으로 자라 감응으로 끝을 맺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주와 거제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섬인 진도에서 태어나 자란 이득선은 자연이 주는 천혜의 환경 아래 남다른 미적 감각을 키울 수 있었다. 눈을 뜨면 보이는 게 산과 바다요, 잠이 들어서조차 마주한 것이 별과 바람이었으니 도시에서 유년을 보낸 또래와는 확실히 감성이 다를 수밖에 없었다. 이에 처음 붓을 든 중학교 시절 이후 이득선은 누가 가르친 것도 아니건만 천연하게 미술에 눈을 떴고, 한국과 중국에서 실기와 이론을 교육받으며 그 깊이를 더했다. 이 중, 중국 노신미술대학에서의 유학생활은 그에게 많은 변화를 주는데, 인물화를 비롯해 풍경화, 공필화 등의 다양한 장르를 섭렵할 수 있는 모태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현재 그가 추구하는 ‘새로운 한국화’의 기법과 정신세계를 일구는 텃밭으로 자리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개간(開墾)한 것은 어린 시절 눈과 마음에 담았던 자연(바다, 소나무, 바위, 하늘, 구름, 산, 달, 폭포, 꽃, 하천 등)을 모티프로 하되, 형태의 리얼리티가 아닌 그 안에서 발견할 수 있는 정신과 내용에 방점을 둔 표현이었다. 때문에 그의 작품들은 하나 같이 (다양한 실험적인 작업을 거치기도 하지만) 수묵과 면밀한 채색을 접목시켜 일군 자연의 아름다움, 외면 보다 내적인 것에 천착한 한국화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작품들도 그 연장선에 놓인다.

 

현재의 작품을 말하기 전에 작품에 대한 이해를 위해 과거로 조금 거슬러 올라가면, 2007년 이후 그의 작품은 현실성을 배제하지 않는 산수로의 진입을 본격적으로 모색하게 된다. 지나친 관념주의와 형식주의에 빠진 기존 산수화의 틀에서 벗어나 대자연과 직접 대면하여 그 웅장하고 막힘이 없는 기운과 재미, 흥취를 직접 체득하고자 하는 과정으로의 진입을 내보이고, 이는 근본으로의 회귀, 산수 본연의 정신을 회복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가 배어 있는 과정이었다. 나아가 이러한 과정은 직관력에 의한 마음 수련인 간화선(看話禪)의 수행과정과 맞닿는 것으로, 수묵의 전통성을 근간으로 자연주의에 입각한 작품들을 대거 분출하면서도 고착되지 않은 표현 언어들을 선보이려는 시도의 다른 지점이기도 했다.

 

사실 이득선은 2003~2005년경부터 이러한 특질을 자신 작업의 주요 변별력으로 삼게 되는데, 당시 그는 실험성 강한 예술세계의 개척과 더불어 묵필의 효용성, 자연의 형상을 화두로 하는 작업을 통해 일상과 자연, 삶과 예술적 묵향으로 확장되는 수순을 밟는다. 그리고 그 중심에 늘 산하를 둠으로써 자연과의 합일로부터 빚어진 순수성을 잃지 않으려는 의지를 녹여냈다. 한편으론 건필의 투박함, 장지나 화선지가 아닌 ‘장판’을 주요 소재로 사용하거나 공간을 단적으로 나눠 극적인 상황을 연출하는 등, 기존 수묵의 전형적인 프레임에서 이탈하려는 노력을 유지했고, 자연을 바라보는 감성의 변화 역시 놓치지 않으려 했다. 그럼에도 (언젠가 피력한 적 있지만) 그건 단지 물리적인 대상에 대한 재현이 아니라 그 대상이 품고 있는 기운과 기세, 에너지를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었고, 이와 같은 전개는 전통 아래 구축된 실사의 묵필들, 사물들을 시(詩)적으로 혹은 그 만의 조형언어로 표출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여운은 오늘 내걸린 그의 많은 작품들에서도 동일하게 이어지고 있다.

 

 

송운(松韻)_120x120cm_혼합재료

 

 

2. 이번 전시에 출품되는 작품들도 한결 같이 그림을 그리는 작가의 생각이나 의중이 그림에 고스란히 담긴 ‘사의적 진경’ 아래 놓여있다. 거친 여운보단 수묵으로 섬세하게 매만진 능선과 풍광은 채색의 결을 따라 체득의 미감을 심어주고, 그렇게 우리의 자연은 그의 손끝을 통해 다시 생기를 얻는 형국이다. 그래서인지 그의 그림은 조임과 풀림, 강렬함과 소박함의 미가 풍요롭게 화폭을 가득 메우고 있다. 현장을 답사해 취한 조형적인 요소들을 조합해 준을 녹여내고, 준의 집적에 의한 면을 드러내며, 흐르고 변화하면서도 맑고 고요한 품위를 유지해온 자연을 정(靜)과 동(動)으로 묘하게 조화시켜 공간 속에 내착시키고 있음 역시 알 수 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 속에서 생성된 그의 산수는 웅장하거나 졸박한 모습을 보여준다. 대상을 준법에 의한 규칙으로 인식하고 것이 아니라 사물을 전면적이고 포괄적으로 이해하고 있음을, 내적 양감이 강조된 형상으로 표출되고 있음을 일러준다.  

 

대표적인 작품인 <산운> 연작과 <솔바람>, <폭포> 등은 모두 거대한 산하 고유의 이미지가 지닌 상징성 덕분에 내용의 선명성이 더욱 물씬하게 다가온다. 그렇지만 2013년 작품 <청음>이나 <계류>연작과는 또 다르게 확연히 덜어낸 공(空)의 ‘채움’이 돋보인다. 더불어 파란 여백에 한 송이 꽃을 그린 <기다림>, <풍요>, <인연>을 비롯해, 휘영청 밤하늘에 뜬 달을 옮긴 <월하>, <그리운 날> 등의 작품은 실제 자연의 일부에 작가의 사유성을 듬뿍 덧대고 있어 오늘날 그가 추구하고 있는 한국화란 무엇인지를 가리킨다.(특히 이들 작품에선 이득선 그림의 특징인 섬세한 미감과 서정적인 친밀감이 돋보인다.) 그리고 이 모든 경향은 자연의 형상을 지각하는 작가의 시선이 그저 표피적인 재현에 머무는 것이 아니며, 눈으로 자연을 거둬들여 심상으로 걸러낸 것들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근작들에 있어 두드러진 특징은 여백의 미가 일출(溢出)하고 공간성에 대한 개념이 확실히 정립되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한국화로서의 기본적으로 갖춰야할 구성요소도 다분히 배어 있다.(그런 기초적인 요소들이 부정확했다면 지금의 작품은 나올 수가 없었을 터이다.) 그리고 그 속엔 간결한 형태가 녹아있으며 재료의 자유로운 쓰임이 배어 있다. 작품과 작품을 이어주는 공간이 존재하고, 두텁게 침잠된 질감이 있으며 외곽선을 타고 흐르는 면과 선이 상주하고 있다. 이 중에서 형태는 공간 속에서 부유하는 강렬한 색감과 구성자체로서 존재하며 눈으로 포착한 외부 형태와 투과된 내부형태, 사실적인 형태, 추상적인 형태 등이 골고루 융합되어 있다. 또한 속내가 보일 것만 같은 양의 공간과 그 공간을 가득 채운 달이나 꽃, 폭포 등의 음의 공간이 균형감 있게 안착되어 있으며, 이는 한국화에서의 여백이 일종의 추상적인 공간임을, 그러나 실제적인 요소임을 지정한다.

 

3. 흥미로운 건 사물을 그리되 사물의 외적인 것에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 숨겨진 뜻과 의의를 그리는 것을 중요시 하는 그의 그림에 드리워진 것이란, 바로 자신을 비롯한 인간 삶의 여정이요, 자연생명의 지난한 순환에 대한 깨달음이라는 점이 아닐까라는 것이다. 즉, 단지 풍경의 적시가 아니라 <홀로 기대어>(2013)와 같이 자연에 갈음되는 삶, 자연을 모태로 하는 생과 사, 희로애락의 한 단락을 옮겨 놓고 있는 것은 아니냐는 시선이다. 특히 정신으로 만나 마음으로 보고 손으로 그려낸 자연의 사물들이 바람에 묻어, 낙수의 음에 묻혀, 꽃의 향기로움에 얹혀 살포시 안착되듯 그가 그린 그림들은 온통 미세한 고요의 미학, 본질의 철학으로 둘러싸여 있는 건 아닐까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이득선의 그림은 삶의 목적이자 방식이며 자연과의 호흡이요, 혼연일체의 투영으로 읽힌다. 인물을 그리든 풍경을 배어내든, 그에게 있어 그림은 물과 먹에 의한 농담의 결정체이면서도 인생 여정의 단락이자 운율이며 음의 고저에 의한 정신의 분출로 다가온다. 그렇기에 이득선이 지향하는 지점은 인간과 세계(자연)와의 관계에 있어서의 ‘실재적(實在的)가치’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를 깊이 분석하면서 자신만의 독창적 표현세계를 동시대적 감각으로 확립해 나가는 것에 있다 해도 그르지 않다.

 

이처럼 그동안 경험하고 느낀 삶의 여백과 자연에 대한 인상을 자신의 심상에 여과(濾過)시켜 보고 느끼고 사유할 수 있는 틈을 생성하려는 그의 작품들은 그 자체가 시미(詩味) 깃든 사색이자 자연에 대한 통찰이며 그들과 행한 ‘대화’의 결과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그는 그림에 있어 겉멋 들린 형식을 중요시 여기지 않으며 사상누각에 머무르는 얄팍한 화법에 눈길을 두지 않는다. 그가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은 회화의 정신, 즉 외형에만 치우쳐 내형이 존재하지 않는 그림은 무의미하며 나로부터의 완성이 이뤄질 때 그 예술적 가치 또한 참다울 수 있다는 것에 있다. 순간적으로 반짝이는 아이디어 역시도 스스로에 대한 미적 고찰과 인간적 성찰 사이에서 피어난 역사성을 담보로 할 때 빛을 발한다는 것에 견줘 가치 후위에 있음을 그는 잊지 않고 있다. 따라서 시공의 층을 횡단하며 형식과 기법, 장르를 불문하는 이득선의 그림들은 소위 낙관(落款)이 없어도 단번에 알 수 있을 만큼 뚜렷한 성격을 부여받고 있다. 오늘 선보이는 그 많은 작품들 또한 그것을 입증하는 또 하나의 결과물이다.

 

홍경한(미술평론가)

 

 

청음(靑音)_120x120cm_혼합재료

 

 

 

청음(靑音)_120x120cm_혼합재료

 

 

 

솔바람_200x70cm_혼합재료

 

 
 

이득선 | LEE, DEUK-SUN | 李 得 銑

 

1998 중국노신미술대학 석사(중국화 전공) 졸업 | 1995 조선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개인전 | 2015 然 -울림 (라메르갤러리,서울) | 2014 이다갤러리 초대전, 갤러리 한 초대전 (서울,고양) | 2013 淸音 (라메르갤러리,서울) | 2011 想 - 달빛아래서 (갤러리 수,서울) | 2009 바람소리를 따라서 . . . (이즈갤러리,서울, 신화갤러리,홍콩) | 2006 산, 구름, 바람전 (공평아트센터,서울) | 2005 선묵회 올해의 미술상 수상기념전(갤러리 수,서울, 메트로갤러리,광주) | 2003 상처받은 인간초상전 (라메르갤러리,서울) | 2000 나를 찾아가는 길 (삼정아트스페이스,서울) | 1998 석사 학위 청구전 (노신미술관,중국)

 

아트페어·부스전 | 2015 고양국제아트페어 (고양국제꽃박람회장,고양) | 2014 SOAF (코엑스,서울) | 2013 ASIA HOTEL ART FAIR (콘래드호텔,서울) | ART SEOUL (예술의전당,서울) | 2011 MIAF (예술의전당,서울) | 2010 단원미술대전 선정작가전 (단원전시관,안산) | 순천만국제환경아트페어 (순천만특별전시관,순천)

           

기획·단체전 | 현대미술 10인전 (신의손갤러리,서울) | 한반도의 얼 아름다운 독도 (조선일보미술관,서울) | 현대한국화협회전 (미술세계갤러리,서울) | 한국의 성곽 수원화성을 가다 (수원문화재단,서울) | 한국 중진작가 투르크전 (이스탄불,터키) | 필묵과 사진의 만남전 (물파갤러리 기획전,서울) | 수묵화의 흐름전 (의재미술관 기획전,광주) 외 기획·단체전 300 여회 참가

 

수상 | 목우회공모미술대전 “대상” | 남농미술대전 “최우수상” | 단원미술제 선정작가 “우수상” | 선묵회 “올해의작가상” | 스포츠서울 기업&브랜드 “대상” (문화예술부문)

    

경력 |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및 다수의 공모전 운영 | 심사위원 역임 | 조선대학교 | 신라대학교 | 남서울대학교 강사역임

 

현재 | 한국미협 | 목우회 | 전업미술작가회 | 선묵회 | 조미회 | 한국화구상회 | 청년작가회 | 한국미술인회 | 아트그룹 자유로 회원 | 고양미협 회장 | 고양국제아트페어 대회장

 

E-mail | dslee1007@hanmail.net

이득선 작가

 

 
 

vol.20151007-이득선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