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숙 展

 

" 구도자의 노래 "

 

투영(치유의 바다)VI_130.3 x 130.3cm_Oil on Canvas_2015

 

 

갤러리 이즈

gallery is

 

2015. 10. 28(수) ▶ 2015. 11. 3(화)

Opening 2015. 10. 28(수) PM 5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길 52-1 | T.02-736-6669

 

www.galleryis.com

 

 

투영(치유-베데스다)_72.7 x 60.6cm_Oil on Canvas_2015

 

 

정해숙, 구도자의 노래

 

존 스타인벡(John Steinbeck)의 『코르테즈 바다에 관한 항해일지』에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온다. 해양 생태학자인 리켓(Ricketts)과  소설가 존 스타인벡이 함께 여행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책에서 존 스타인벡은 일몰시 조수웅덩이를 두리번거리다가 한 어부노인에게 무엇을 찾느냐고 질문을 받는다. 이때 존 스타인벡은 “우리는 우리에게 참된 어떤 것을 찾고 있습니다. --- 우리는 모든 생명의 패턴에 깊이 헤아릴 수 있는 원리를 찾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어떤 관계에 있는지 탐색하고 있답니다”라고 말한다.

이 말은 적어도 스타인벡에 있어 예술행위를 한다는 것은 그저 소일거리가 아닌, 진리에 이르는 길을 묻는 여정으로 인식했다는 것을 뜻한다. 우리는 이런 사람을 가리켜 구도자(Seeker)라고 부른다.

 

충일한 영감의 무대

 

존 스타인벡과 마찬가지로 정해숙도 진리를 찾아가는 작가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참된 것은 무엇이고 어떤 삶의 형태를 가져야하는지 묻고 답을 찾기 위한 탐색을 이어왔다. 그의 이런 경향은 이미 여러 차례에 걸친 개인전을 통해 입증된 바 있다. 그러나 구도자의 입장이 뚜렷해진 것은 아마도 2002년 인사갤러리의 개인전과 2005년 인사아트센터의 개인전에서 두드러진다. (조나단 에드워즈 J. Edwards는 ‘구도자’를 ‘그리스도를 찾아가는 영혼’으로 보았다.) 그후에 가진 CJ 갤러리(2006), 인사아트센터(2006),러시아 작가연맹갤러리(2007), 서울미술관(2008),밀알미술관(2012)에서의 개인전에서도 “시종 밀도 있는 질감의 유채로 일관한 순도높은 투명성”(이 일)을 지닌 회화를 선보인 바 있다.

이번에 갖는 개인전도 그의 전반적인 작품 흐름으로 볼 때 이전 작품양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간결하며 절제된 형태와 색채를 이용한 구도자적인 분위기로 꾸며져 있다. 그러나 좀더 세밀히 관찰하면 이전과 몇가지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 그것은 일견 풍경화적 요소를 차용한 듯하지만 내용면에서 보다 성경의 이야기에 접목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치유 - 베데스다>는 38년간 중풍병을 앓은 병자가 예수님으로부터 베데스다 연못에서 고침을 받은 것을, <축복의 바다>는 시몬 베드로가 믿음에 따라 깊은 호수로 가서 그물을 내리는 장면을, <베드로의 그물>은 베드로가 내린 그물 주위에 새들이 모여들고 큰 고기가 잡힌 장면을, <구원의 섬>은  바울이 지중해를 지나 로마로 압송당한 도중에 만난 태풍으로 사경을 헤매다가 간신히 메리데섬 주민들에게 구출된 이야기를, <표적>은 가나의 혼인잔치에서 예수님이 물을 포도주로 변화시킨 사건을 주제로 하고 있으며, <오병이어>는 하나님께서 만나와 메추라기를 주셨듯이, 예수님이 떡과 물고기로 주린 배를 채우시는 장면을 각각 담고 있다. 화면 곳곳에 긁힌 흔적과 흠집이 나고 물방울이 달린 것은 우리를 위하여 예수님이 받으신 고난과 긍휼을 각각 상징한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성경의 스토리를 테마로 삼을 때 작가가 단순히 고지식하게 재현으로 그칠지 아니면 재창조를 할지 고민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자칫 기계적으로 재현할 경우 나열식으로 끝나버릴 수 있는 점을 감안하여 작가는 하나님이 주신 창의력과 상상력을 곁들여 화면을 충일한 영감의 무대로 돌려놓는다. 성경의 서사구조를 시각적 형상으로 바꾸어놓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그의 역량의 표시이자 그것도 현대인의 감각에 맞게 전환시킨 것은 주목할만하다. 정해숙은 이렇듯 성경의 정신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복음서의 내용을 재구성하여 주제를 훨씬 풍부하게 만들고 있다. 따라서 종교적인 주제의 그림이 진부하다는 표현은 그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생명나무>는 에덴동산의 생명나무를 테마로 한 것인데 화면 중심에 큼직한 나무 한그루가 그려져 있다. 그런데 거기에 곁들어진 무수한 이미지들이 우리의 눈길을 잡아끈다. 물론 이 그림은 생명나무를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작가는 화면에 여러 이미지를 접목시켜 중층적인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이를테면 나무에 달린 열매는 성령의 9가지 열매(갈라디아서 5장)이며, 나무기둥은 천국에 이르는 야곱의 사다리, 화면 하단은 철을 따라 열매를 맺게 하는 시냇물(시편 1:3)과 비옥한 땅을 각각 볼 수 있다. 그림 상단에는 장막이 갈라지면서 광명한 빛이 쏟아지고 그 곁을 성령을 상징하는 새들이 훨훨 날고 있다. 그림만 보고 있어도 평소에는 경험해보지 못한 색다른 감흥과 청신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인데 바로 이런 점이 작가가 우리에게 전달하려는 메시지인지 모른다. 작가는 성경의 스토리를 그만의 회화세계로 승화시켜 교감을 극대화시키고 있는 셈이다.

 

 

투영(주님의 눈물-베데스다)_50cm in Diameter_2015

 

 

이번 개인전의 하이라이트에 해당하는 <구원의 바다>와 <치유의 바다> 역시 작가의 면모가 잘 나타나 있으며 그가 추구하는 바를 집약하고 있다. 두 작품은 그가 일관되게 구사해온 작업스타일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소단위의 무수한 색면 분할로 시각적 효과를 일으키고 중첩된 색면은 내재적인 리듬과 함께 사색적인 공간을 낳는다. 물론 이런 공간은 대번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시간의 누적과 치밀한 계획에 의해 이루어진다. 대개 기하학과 면을 자주 이용하는 작가들이 질서와 규율에 얽매어 자유스러움을 잃어버리는 데 반해 정해숙은 오히려 이런 우려를 뛰어넘어 자유에로 비상하는 느낌을 받는다. 이것이 바로 그의 작품이 지닌 매력 포인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할까? 그점은 그가 추구하는 의미의 층위가 무엇인지 생각할 때 설명될 수 있으리라 본다.

 

<구원의 바다>와 <치유의 바다>는 비슷한 구도 및 이미지를 취하고 있다. 커다란 원 안에 샹들리에처럼 반짝이는 빛이 영롱한 바다 위에 신비스런 섬처럼 떠 있고 그 위를 커다란 새들이 시원스레 날고 있는 모습이다. 그림에서 새는 성령 하나님을 상징하며 거친 바다와 같은 삶속에서도 하나님은 우리와 동행하시고 천국으로 인도해주신다고 약속한다. 그림은 광야의 삶에 시선을 맞춘 것이 아니라 우리를 위로하시고 치유하시며 구원해주시는 하나님의 사랑에 맞추어져 있다. 그의 그림이 희망적, 긍정적으로 보이는 까닭은 바로 이점에 초점이 맞추어 있기 때문이다. 그의 작업일지에는 이런 생각이 잘 나타나 있다.

 

“내 작품속에 있는 정신적 투영의 공간은 영혼의 소망을 함축하는 공간이다. --- 모든 고난과 역경의 삶의 여정 속에서 우리를 구원하여 주시고, 치유해주시며, 우리가 나아갈 길을 인도해주시는 사랑하는 주님과 함께 동행하면서 모든 것을 극복해내고, --- 천국으로 향해 힘차게 나아가길 소망하는 마음을 담았다.”(작가노트)

 

이 말에서 보듯이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보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건네주고 위로와 치유를 안겨주며 그 자신이 하나님의 은총 안에서 ‘하늘의 전령’이 되길 소망한다.

 

평강의 샘

 

정해숙의 그림을 보면 기적같이 길이 있어 보인다. 길을 잃어버린 사람들은 길을 잃어버린 사실조차 모르기 때문에 길없는 세상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되어버렸지만, 정해숙은 그 길이 여전히 존재하며, 따라서 사람들로 하여금 그 길로 돌아올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러한 정해숙의 모습은 존 스타인벡의 책에 나오듯이 진리를 찾아나선 구도자를 연상시키는데 그가 작품을 통해 말하는 것은 우리에게 진정한 삶이란 눈에 안 보이는 길을 애써 부인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부단히 찾아가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같다. 정해숙 자신이 그 길로 가는  길라잡이이기를 자처하고 있는 셈이다. 평강의 샘이 있는 길로....

 

                               2015.9.14

                              서성록( 안동대 미술학과 교수, 미술평론가 )

 

 

투영(표적)II_90.9 X 72.7cm_Oil on Canvas_2014

 

 

투영(오병이어)III_72.7 x 60.6cm_Oil on Canvas_2015

 

 

투영(생명나무)_91.0 x 72.7cm_Oil on Canvas_2015

 

 

투영(구원의 바다)_130.3 x 130.3cm_2015

 

 
 

정해숙 | CHUNG HAE SOOK

 

경기여고, 홍익대학교 및 동 대학원 서양화과 졸업 ( B.F.A | M.F.A )

 

개인전 | 10회 | 가인화랑 | 인사 갤러리 | 인사아트센터 | CJ 갤러리(미국) | 인사아트센터 | 러시아 작가연맹 갤러리(러시아) | 서울 미술관 | 킨텍스 | 밀알 미술관 | 갤러리 이즈

 

국내외 단체전 및 그룹 초대전 참가 200여회(한국,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스웨덴,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싱가포르)

 

1985-88 서울현대미술제 (미술회관, 서울) | 1992-2015 홍익여성화가협회전 (미술회관,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예술의전당 외) | 1992-2015 한국여류화가협회전 (서울시립미술관, 예술의전당 외) | 1997 New York Exhibition(Myung Sook Lee Gallery,New York, U.S.A) | 1999 한,러 여류화가의 러시아 초대전(REPIN Academy Museum, RUSSIA) | 2000 새천년 대한민국의 희망전 (국립현대미술관) | 2003 Tokyo Global Art 2003 (新正화랑, Tokyo) | 2004 Korean Artist& Their Tour of America(Gallery 3,JD Gallery,Scent Gallery,825 Gallery , U.S.A) | 2004 Global Art 2004 in NEW YORK (World Trade Art Gallery , U.S.A) | 2004-2014 꿈꾸는 자의 고백(사랑의교회 아름다운땅 외) | 2005 kAF 2005 Korea Art Festival(세종문화회관) | 2006 샌디애고 아트페어(CJ Gallery & Artworks,etc, Sandiego , U,S,A) | 2008 한국여성 현대미술 서정의 공간전(성남아트센터) | 2009 한기총 20주년 기념 초대작가전(서울미술관) | 2010 한.러 수교 50주년 기념 한, 러 현대미술전(손니치 문화센터, 러시아) | 2010 오늘의 한국미술전(호치민 미술대학 응용미술센터, 베트남) | 2011 새로운 지평-NEW HORIRIGN (그림손 갤러리) | 2012 LENT- 기독미술의 사명자들(조선일보 미술관) | 2012 대한민국 크리스천 아트피스트(밀알 미술관) | 2013 싱가포르인에대한 한국인의 사랑전 (FULLERTON HERITAGE GALLERY, 싱가포르) | 2014 시민청 예술축제 초대작가전 (서울 시민청 갤러리) | 2015 한국 기독교미술 50년전 (갤러리 미술세계)

 

역임 |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연구조교 역임 | 25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 역임 | 18회 대한민국 기독교 미술대전 심사위원 역임 | 사랑의교회 미술인선교회 회장 역임 | 제1회, 2회 대한민국 크리스천 아트피스트 운영위원 역임

 

작품소장 | 하와이 대한민국 총영사관(미국) |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 기독교 소망 교도소 | 웨스트 신학교(영국) | OMSC(미국) | 국제그리스도교 교회(일본) | 손니치 문화센터(러시아) | 율촌화학 사랑의교회 외

 

현재 | 사랑의교회 미술인선교회 명예회장 | 한국미술협회 | 서초미술협회 | 홍익루트 | 한국여류화가협회 | 아트미션 회원

 

E-mail | oiseaubleu@hanmail.net

 

 
 

vol.20151028-정해숙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