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옥 展

 

" 동행-기억의 시간 "

 

동행-기억의 시간_53x46cm_한지에 수간채색

 

 

자미갤러리

Jamigallery

 

2015. 11. 13(금) ▶ 2015. 11. 25(수)

Opening 2015. 11. 13(금) PM 5

광주광역시 북구 향토문화로 65 | T.062-410-8395

 

 

 

동행-기억의 시간_44x22cm_한지에 수간채색

 

 

자연과 함께 한 인생의 여로

 

이경옥은 ‘무위자연’의 ‘시각화’를 의도한다. 그도 텍스트가 아니라 컨텍스트를 담아내고자 하는 순열한 의지 때문에 캔버스는 마치 고난도의 수학 공식으로 가득 찬 판서(板書)처럼 보인다. 다만 아직도 풀어내지 못한 ‘리만의 가설(Riemann Hypothesis)’처럼 고도의, 치열한, 끝이 없는 번민이 이어지고 있을 뿐이다. 소수(素數)들이 어떤 패턴을 지니고 있는지 그 답을 찾고자 하는 수학자들의 검증 작업은 수백년 동안 계속되고 있으며 여전히 난제로 남아 있다. 소수의 불가사의는 단지 수학의 영역에 머물러 있지 않다. 오히려 그것은 자연과 우주의 일부에 불과할 뿐, 그러면서도 그곳의 본질에 이르는 통로이자 해법으로 기능하기에 수학천재들을 몸달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경옥의 화면에는 소수의 수열 같은 야생초가 자연과 우주의 대리자로 존재한다. 화가는 무채색의 소수에 색깔을 입히는 독점적권한을 즐기며, 화면은 사계절을 연출한다. 녹색과 빨강, 노랑의 채색은 새싹이 돋아나온 새 생명을, 짙은 녹음, 붉은 가을, 그리고 소담하게 쌓인 흰눈 등을 연상시키면서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한껏 펼쳐낸다. ‘동행-기억의 시간’이란 연작의 형태로 다양한 색채와 사실적 표현을 소박하게 담아내고 있다.

 

이렇듯 흐르는 시간에 따라 변화된 계절을 보면서 그녀는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중시여기며 서로 상생과 조화로 이뤄져야 진정한 인생의 여정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여, 보이지 않는 우주의 섭리와 동행하는 기꺼움이 가득 묻어난다.

작가는 그동안 서양기법과 재료인 아크릴, 석분 등으로 점.선.면을 구성하는 비구상 성향을 추구하기도 했고, 수묵화를 제작하기도 하면서 동서양을 넘나들며 다양한 기법과 재료를 사용하여 많은 실험 제작을 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그녀는 또다시 대자연 속에 존재한 야생화를 소재로 또 다른 예술 성향으로 진화 중이다.

 

오랜 연륜으로 다져진 기법이기에 ‘동행-기억의 시간’의 연작에서 묘사된 잎새 하나하나엔 필력이 살아 생동감을 더해 주고 있다. 이 연작은 장지에 분채를 사용하여 여러번 우러내어 잔잔한 색의 묘미를 찾았다. 또한 화면 배경의 수많은 얼룩, 작은 선들은 우주의 생명체들을 의미하는 듯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이는 고요하게 묵묵히 수많은 붓질을 해온 결과라 여겨진다. 구상의 화면 속에 간간이 자동기술법적인 선의 흐름, 얼룩, 대상 찍어내기 기법이병행되어 있어 사실적 표현과 우연성이 한데 어우러진 의외의 효과를 살리고도 있다.

 

 

 

동행-기억의 시간_32x41cm_한지에 수간채색

 

 

동양에서는 정신과 물질의 두 실재를 우주의 근본 원리로 보고 범 우주 자연의 위대성을 인정하며 인간과의 상생과 조화를 중요시한 이원일체적 사유를 펴왔다. 우주의 만물은 음과 양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남자와 여자, 하늘과 땅, 산과 바다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중 하나라도 부족하다면 자연은 부조화 속에서 생성과 소멸의 순회가 엇박자가 되어 돌연변이가 속출할 것이다.

 

이경옥의 연작 중 <동행 기억의 시간 3>이나 <동행 기억의 시간8>은 신비스러움이 가미된 ‘생명의 나무’를 표현하고 있다. 우주의 중심으로 실존하는 그것은 드러난 나뭇가지와 숨겨진 뿌리로서, 혹은 현상과 이면으로, 가시적 형태와 불가시적 미생의 그것으로 대별된다. 하나의 생명체에 동시에 담겨있는 두개의 동반태란 범우주에실존하는 모든 생명에 부여된 양면이며 각각은 그럼으로써 존재와 의미, 가치, 역할 등을 담보한다.

 

‘동행’과 ‘기억’이 건드리는 감성을 시각화하기 위해 작가는 ‘무의식 화면’기법을 도입했다. 짙은 녹음의 수열 아래 침잠한 붉고 푸른 이미지는 일렁거리는 뉴런의 형상을 하고 있고 형광빛 피라미드는 뇌수를 뚫고 나온 송곳처럼 돌출해 있다. 때로 영원히 지속될 듯 싶은 삶의 여정 속에서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화두를 벼르고 무두질 하는 모습을의식의 수면 위로 길어 올려본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누구라도 껴안고 있는 비밀의 시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되작거리고 나눠가며 위무의 눈길로 서로를 들여다보게 하려는지도 모른다.

 

이경옥의 작품은 한국화의 특성을 살린 기법과 재료를 사용하고있지만 현대적 시대성을 가미시켰다. 우리 시대에서 공간이란 그저 거리감일 뿐이다. 다만 시간의 흐름만이 날줄처럼 공간이란 씨줄을 낚아채 나름의 무늬를 그려내는 것이다. 기억은 시간을 상선약수(上善若水)처리 못한 욕망의 산물이다.

 

이경옥의 예술에는 동서양을 넘나들며 범 우주에 존재된 자연과 인간의 상생과 조화를 중요시하며 우리들에게 진정한 인생의 여정을 사유하게 한 의도가 담겨져 있다. 진정 우리가 살아가면서 찾아야 할 것은 무엇인지, 그것을 찾는 일은 각자의 몫이다. 이경옥 작품이 다양하게 펼쳐지듯이 그의 작품세계를 재해석하는 문에는 각자의 자유로운 경칩이 꽂혀 있을 뿐이다.

 

글 정금희 전남대학교 교수

 

 

 

동행-기억의 시간_80x60cm_한지에 수간채색

 

 

 

동행-기억의 시간_76x45cm_한지에 수간채색

 

 

 

동행-기억의 시간_45x38cm_한지에 수간채색

 
 

이경옥 | Lee kyung ok

 

조선대학교대학원 미술학과졸업

 

개인전 및 부스전 | 2015 <동행-기억의 시간> (자미갤러리) | <동행-기억의 시간>( 김대중컨벤션센터) | <동행-기억의 시간>(갤러리 대인) | 2014 <동행-기억의 시간> (광주예총회관) | 2012 <동행-기억의 시간>(대구문화 예술회관) | 2011 <ASIA-YAF전> (금호 유스케어문화관) | 2010 <ASIA-YAF전>(메트로갤러리) | 2009 한국 미술의 빛<Seoul contemporay>아트페어전(서울 예술의전당)

 

단체전 | 2015 | 광주전남 여성작가회전 (대동갤러리) | 충장축제 특별기획‘무등아트페스티벌’판매전 (무등갤러리) | 한국화여류화가회전 (무등갤러리) | 6대광역시 미술교류전 (울산 문화예술회관) | 명소 예술교류 스케치전 (광주예총 지호갤러리) | 선묵회원전 (조선대 미술관) | 4인전 (갤러리엠파시) | 다므기전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 2014 | NICAF전 (전북예술회관) | 꽃. 봄전 (리서울 갤러리) | 두근두근 새 春전 (북구청갤러리) | 대한민국 명소예술교류 스케치전 (광주예총 지호갤러리) | 추억의 충장축제 특별기획전 (무등갤러리) | 매미전 (갤러리 생각상자) | 김대원교수 정년기념 사제전 (조선대 미술관) | 동행전 (수하갤러리) | 하늘과 땅사이 (DS갤러리) | 바람을 품은 화선의 형과색 (DS갤러리) | 한국화 여류화가회전 (무등갤러리) | 2013 | 단원미술관 개관기념전 (단원미술관) | 이합과 집산 (대구 문화예술회관) | 대한민국 아트페스티벌 (광주비엔날레전시관) | 잊고?잇고전 (우제길미술관) | 밥과 국수전 (남도향토음식박물관) | 황토드로잉20주년기념전 (남도향토음식박물관) | 일상과 상징전 (조선일보미술관) | 안보스케치전 (전남대미술관) | 한국화여류화가회전 (무등갤러리)

 

현재 | 광주광역시미술대전 초대작가 및 심사위원역임 | 전라남도미술대전 심사위원역임 | 단원미술대전 심사위원역임 | 무등미술대전 심사위원역임 | 한국아카데미 미술협회이사 | 한국미협. 선묵회. 광주전남여성작가회. 한국화여류화가회

 

 
 

vol.20151113-이경옥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