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익 展

 

" 풍토風土 / 공존의 바람노래 "

 

신명의서_210×583㎝_한지에 흙물·먹·수성착색채_2015

 

 

동덕아트갤러리

Dongduk art gallery

 

2016. 3. 16(수) ▶ 2016. 3. 22(화)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151-4 | T.02-732-6458

 

www.gallerydongduk.com

 

 

산동의봄꽃물결_149×418㎝_한지에 산동흙물·먹·수성착색채_2015

 

 

풍토(風土), 체득된 삶에 대한 지극한 관조와 개성적 표현

 

  작가 조광익의 작업은 몇 차례 기억할만한 변화의 과정을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는 전통산수를 통한 입문의 과정을 거쳐 실경에 매진하며 자신만의 독특한 예술 세계 구축에 매진해 왔다. 특히 2006년 서울 공평아트센터에서의 인왕산을 주제로 한 개인전의 성과는 단연 기억에 남는 것이었다. 주지하듯이 인왕산은 서울의 명산으로 적잖은 이들이 화폭에 담아낸 바 있다. 그러하기에 인왕산을 화면에 담는 다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것일 수밖에 없다. 그는 삶 자체를 인왕산으로 옮겨 스스로를 인왕에 물들고 스며들게 하였다. 본인은 가까운 곳에서 그의 이러한 노력들을 지켜 본 바 있다. 그것은 단순한 작업을 위한 수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절실한 기도와도 같은 것이었다고 기억하고 있다. 결국 그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그의 생에 있어서 획기적인 성과를 이루어 내었다고 여겨진다. 당시의 작업들은 그에게는 작업의 새로운 이정을 연 것일 뿐 아니라 산수화라는 장르에 있어서도 하나의 기념비적인 성취라 개인적으로 평가하곤 한다.

이를 계기로 그는 눈앞에 보이는 실경의 제약에서 벗어나 산수에 대한 자의적인 해석을 시도하게 된다. 여경(餘景), 혹은 산수별곡(山水別曲) 등은 이러한 변화의 과정에서 그가 취한 명제들이다. 이는 물론 다의적인 해석이 가능한 추상적인 것이지만, 본인은 이를 실경을 통해 접근하는 산수 이상으로 이해한다.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도가(道家)의 무위자연(無爲自然)적 전통 산수관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말한다. 인간과 자연의 합일을 지향한다는 그의 작업은 결국 산수로 대변되는 자연을 통해 인간의 이상적 경계에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주지하듯이 인간의 삶이란 언제나 불안하고 불안정한 것이기에 본능적으로 보다 나은 삶의 조건을 추구하게 마련이다. 이는 현실에서 자신들을 구제해줄 수 있는 무엇인가를 갈망함으로써 그것들을 극복하고자 하였으며, 이러한 인간의 염원은 결국 이상향이라는 가상의 공간을 창출해 내게 되었다. 이러한 이상향은 현실이 가혹할수록 절실해지고, 갈등이 첨예할수록 더욱 구체화되었다. 사실 현실과 이상의 부조화와 충돌은 언제나 존재하는 것이기에, 인간의 이상향에 대한 동경과 추구는 시대를 막론하고 있어왔던 것이기도 하다. 단지 그것이 반영하고 있는 현실의 차이에 따라 그 내용과 가치가 달리 표출될 따름이다. 작가가 취한 산수라는 형식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되는 것이며, 그 근간이 되는 무위자연의 사유 역시 같은 맥락에서 그 내용을 해설할 수 있는 것이다.

 

 ‘풍토’(風土)는 작가가 취한 새로운 화두이다. 풍토는 일반적으로 어떤 공간의 기후, 기상, 지질, 토양, 지형, 경관 등의 총칭이다. 물론 그가 제시한 풍토는 이러한 객관적이고 과학으로서의 지리학의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인간의 삶과 연관된 상관 요소들을 아우르는 의미일 것이다. 그가 새삼 이러한 명제를 취한 것은 현대라는 시공에 대한 진지한 사유와 그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인간들의 삶에 대한 그의 성찰을 담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인간과 자연에 대한 관계를 통해 제시되었던 고전적인 산수 이상이 현대인들에게 어떻게 사유되고 수용되는 지에 대한 물음과 바람을 동시에 담고 있는 명제인 셈이다. 이에 이르면 그의 작업은 산수라는 형식이나 무위자연의 동양적 자연관은 그 의미가 퇴색되고 온전히 작가 개인에 속한 조형만이 자리할 뿐이다. 이는 작가의 작업에 있어 또 하나의 이정으로 기록될 것이며, 그의 작업이 개별화, 차별화되는 중요한 기로가 될 것이라 여겨진다.

 

 

노고단의계절풍_211×293㎝_한지에 지리산흙물·먹·수성착색채_2014

 

 

 작가의 신작들은 독특한 형식과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는 자신의 삶에서 비롯된 수많은 이야기들을 문자를 통해 반복적으로 기록함으로써 화면의 바탕을 구축한다. 그것은 특정한 의미의 전달이나 문자 자체의 의미 전달의 목적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에 침잠되어 있던 무수한 상념들을 문자라는 형식을 빌려 분출하고 축적하는 것이다. 일종의 자동기술과 같은 행위의 반복을 통해 그는 자신이 염원하고 희망하는 가치들을 마치 신명의 춤사위처럼 펼쳐 놓는다. 그는 이를 “감흥의 순간들, 사랑과 그리움의 색깔을 담은 기호들이 형상위에 펄럭이며 동선을 따라 중첩된다.”라고 표현한다. 드러냄과 지움이라는 상반된 행위는 삶의 궤적을 따라, 또 상념의 흐름을 더듬어가며 독특한 깊이를 구축한다. 그것은 이미 특정한 현상이나 공간에 구애됨이 없이 순간의 감흥들을 마치 분출이나 발산하는 것이다. 이러한 격정을 동반한 행위들은 마침내 명징한 원색들을 통해 수렴된다. 밝고 맑은 원색들은 침잠하는 깊이를 지닌 바탕과 연계되어 그가 꿈꾸는 이상이 얼마나 지난한 과정을 통해 비로소 확보된 지고한 것인가를 대변하는 듯 독특한 무게와 깊이로 표출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신작들을 “삶의 가장 아름답고 따뜻한 나눔, 사랑이라는 주제에 대한 사색”의 결과물임을 말한다. 더불어 그는 “현실세계에서의 사물과 기운, 자연과 인간이 불이(不二) 한 것이며, 이를 순수한 본능의 에로티시즘으로 접근하고 있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결국 그는 전통 산수에서 제시되고 있는 무위자연의 자연관을 인간을 통해 해석하고자 하는 것이며, 그것은 에로티시즘으로 대변되는 생명에 대한 가치와 관심으로 표출하고 있는 셈이다. 사실 그의 작업에는 그의 조형의지를 반영하는 수많은 부호들이 숨겨져 있다. 때로는 실경에서 취한 풍경에서부터 그 속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삶의 양태, 그리고 나아가 관능적인 애정의 표현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한 내용들이 점철되어 있다. 그리고 그것은 결국 인간, 혹은 생명에 대한 존중과 사랑으로 귀결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작가의 작업은 산수와 수묵이라는 전통적 가치를 전제로 하지만 수많은 변화의 과정을 거쳐 자기화, 개별화 되는 경향이 여실하다. 그것은 관념에서 실경으로, 또 다시 자신의 삶을 통한 관조적 사유로 이어지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제 그의 작업은 시류나 현상과는 무관한 그만의 세계로 박진하고 있음이 뚜렷하다. 그것은 비록 서막을 여는 시작에 불과할지 모르나 적어도 우리는 이번 전시를 통하여 개성 있는 한 작가의 등장과 그 치열한 작업의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김상철(동덕여대 교수)

 

 

향일월몽(向日月夢)_209×297㎝_한지에 금오산흙물·먹·수성착색채_2014

 

 

오동의바람이전하는말_210×291㎝_한지에 오동도흙물·먹·수성착색채_2014

 

 

공존의숨결_74×173㎝_한지에 설악산흙물·먹·수성착색채_2016

 

 
 

조광익 | 趙光翼 | Jo Gwangik

 

호남대학교 미술학과 졸업 | 한성대학교 대학원 회화과 졸업

 

개인전 | 11회(서울 광주 미국MD)

 

북경 금일미술관 등 국내외 기획 초대 단체전 300여회

 

대한민국미술대전 입·특선 6회

 

현재 | 국립현대미술관 소장작가 | 대한민국미술대전 초대작가 | 한국미술협회 이사 | 부산교육대학교 강사

     

심사 | 대한민국미술대전 | 전남도전 | 순천미술대전 | 공무원미술대전 심사

     

작품소장처 | 국립현대미술관 | 서울시립미술관 | 광주시립미술관 | 이천시립월전미술관 | 상명대학교박물관 | 해양수산부 | 한국전력공사 | 미술은행

 

TV출연 | KBS-TV “그곳에가고싶다” 출연, 1997년 | WBS(워싱톤TV방송)“초대석” 출연,워싱톤DC. 2005년

 

E-mail | jokiart@hanmail.net

 

Homepage | https://blog.daum.net/jokiart

 

 
 

vol.20160316-조광익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