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춘 展

 

" 테라코타 展 생생한 흙의 힘, 마음의 공간 "

 

Karma 인연_가변설치_혼합재료, 질구이_1EA 23x27.5x6cm

 

 

KOSA SPACE 갤러리

 

2016. 10. 26(수) ▶ 2016. 10. 31(월)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길 40 B1

구미 예(藝)갤러리

 

2016. 11. 7(월) ▶ 2016. 11. 20(일)

경북 구미시 금오산로 212

 

 

Karma 인연_가변설치_혼합재료, 질구이_1EA 23x27.5x6cm

 

 

생생한 흙의 힘, 정화한 마음의 공간

 

박동춘 테라코타전

 

생생한 흙의 힘, 불꽃의 흔적

흙에 담긴 삶의 온기를 온전히 그려낸다. 간결하고 단아한 형태, 장식이 없는 생생한 재료의 느낌을 그대로 보여서 단아한 아름다움이다. 작가가 도자기 판에 담아내는 것들은 지난 시절 생활의 일상이던 자기에 예술성을 더한다. 하나의 그릇은 정성을 다해 관리한 삶 일부로서 씻고 말리고 음식을 담고 소중한 사람에게 올리는 삶의 영위를 이어간 기물이다. 그 형상을 보면 그의 소재 속에 나타난 우뚝 설 수 있는 용기를 보게 된다. 부조의 형식을 적절히 사용하여 입체적인 모습을 평면에 재현한다. 부조가 가진 입체성은 회화의 시점과는 또 다른 재미를 갖는다. 조각과 회화의 경계 속에서 입체와 평면의 한계점을 양쪽으로 바라보면서 양쪽의 방향의 균형을 보고 이것과 저것의 모습을 탐색한다. 서로 간섭하고, 지시하고, 격려하고, 고무하고, 나아가게 하고, 물러서게도 한다. 그래서 창조적 생명이 등장한다.

이렇게 작가는 테라코타 작업에 깊이 천착하고 있다. 테라코타 작업은 걸리는 시간도 시간이지만 오랜 노력이 함께 해야 하고 순간도 놓치면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는 예술혼을 향한 인고의 시간이다.

 

 

Karma 인연_가변설치_혼합재료, 질구이_1EA 47x56x8.5cm

 

 

불꽃의 순수한 깨달음, 그리고 번제.

어머니가 정화수를 떠올리던 그 그릇에 담긴 정화수에 스며들어 있는 차가운 신선함으로 하루를 맞이하는 물이 그릇 안쪽 면과 맞닿아 있는 표면은 약간 그릇을 따라 옹그려지면 그 옆으로 퍼져 나가 편평한 한결같은 평정을 의미한다. 그런 정성이 담긴 물이 그의 마음과 흙 속에 원만하게 스며들었다가 틀 속을 지나서 작품의 형태가 이루어지면 틀에서 나와 구울 수 있는 상태가 될 때까지 긴 시간이 흐른다. 초벌을 굽고, 또 유약을 칠하거나 강도를 높이기 위해서 더 높은 온도에서 한 번 더 구워내고는 이번 작업의 특징인 노천 가마에서 번제를 올리듯 한 번 더 굽는다. 그 속에서 불꽃의 크기에 따라 도판에 색의 변화가 또 일어난다. 색은 일렁임을 고스란히 담아내 이익과 효율 경쟁만이 있는 세상을 순간의 깨달음으로 정화한다.

불꽃의 흔적이 예술에서 흔적을 넘어 다른 의미를 이야기한다. 불꽃의 흔적은 알레고리가 되어 한 폭의 작업 위에 드러나 뜨거운 열기가 향기 같은 흐름을 만들어 순간적인 모습만이 가진 독특한 시간의 모습을 만든다. 영원과 순간 즉 긴 역사의 질곡과 뜨거운 한순간의 열정을 화면에 담아내 완전한 구성과 조화로 가득채운 그 깊이 있는 조화의 순간이 깨달음을 만든다. 그래서 어떠한 사전 준비도 되어 있지 않은 순간의 깨침을 포착하고 거기에서 순간을 물어보고 순간 속에서 역사적 시간을 이야기하는 행위가 있다. 이 찰나의 흐름이 도자기 판에 착색이 되고 이 사건의 배경이나 주변의 관심은 완전히 배제되고 조형의 깨달음이라는 사건만이 주체가 된다. 순수하게 포착 이미지로써 한순간을 잘라낸 형상의 압축이다.

 

궁핍한 시대의 풍성한 마음의 공간.

박동춘의 작품에 달항아리와 달을 형상화한 릴리프(부조)는 실용적인 그릇이었던 것을 조형 이미지일 뿐만 아니라 달이나 달항아리의 모습도 담는 작품이다. 자신을 낮추는 질박한 표현에는 겸허의 미덕에 마음의 탄복을 자아낸다. 항아리의 표면에 자연스러운 붓질로 유약을 머금어 흰색의 미묘한 변화를 가득 품고 있다.  모양 또한 완전한 수학적인 타원이 아닌 부드러운 손맛이 나타나는 윤곽을 지녀 관용의 미덕을 강조한다. 노천 가마에서 구워서(燔造) 나오는 불꽃무늬가 들어가 표면 전체에 무심하게 퍼졌다. 이 항아리가 겸손한 이유는 그런 무심함으로 자신의 장점인 겸손을 담고 있다. 그 겸손의 모습들은 항아리가 오만에 관심을 두지 않고 자신을 자제할 줄 아는 작품의 품격을 묵묵히 받아들인다. 거기엔 자신을 과도하게 특별한 존재로 생각해 달라고 요구하지 않는 지혜가 스며있다. 부조는 궁핍한 시대에서도 궁핍한 것이 아니며 지금의 존재에 풍성한 만족을 얻고 있다.

현실의 불안이나 미래의 불확실한 변화에 번민하는 사람에게 작가의 부조작업을 접하는 경험은 삶에서 용기는 물론이고 강렬한 감동을 한 번 더 본다. 겸손과 관용의 도덕성을 확실히 바라보게 함으로써 자신이 과도한 허영이나 불안으로부터 떨어져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다시 말해, 이 평온함은 항아리 속에 담겨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찬찬히 살펴본다면 어떨까, 도판 한 점 속에 암호처럼 스민 가치들의 보호 아래 고요한 다른 삶을 향한 갈망이 움틀 수 있음을 우리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 않은가? 작품은 이미 충분하다고 함부로 주장해서는 안 되는 균형과 선함을 말한다. 지금의 사정이나 요구에 아주 알맞게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공간을 본질적으로 깨닫게 해줌으로써, 예술은 이렇게 우리의 새로운 시간에서 삶을 구원하다.

 

양준호(미술사 박사)

 

 

기다리는 女人_Terra cotta_37x29x85cm

 

 

동행_Terra cotta_48x21x67cm

 

 

미소_Terra cotta_42x32x82cm

 

 
 

박동춘 | Park Dong Chun

 

영남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졸업 및 동대학원 수료

 

개인전 | 제1회 박동춘 테라코타 展(문화예술회관, 구미, 2000) | 제2회 박동춘 테라코타 展(문화예술회관, 구미, 2004) | 제3회 박동춘 집단속의 개인들 그 슬픈 아우라 展(예지앙갤러리, 대구, 2005) | 제4회 박동춘 바람과 흙, 불꽃의 마음 展(문화예술회관, 구미, 2010) | 제5회 박동춘 불꽃과 흙의 마음 展(대백프라자갤러리, 대구, 2011) | 제6회 박동춘 생생한 흙의 힘, 마음의 공간 展(코사스페이스갤러리, 서울, 2016) (구미예(藝)갤러리, 구미, 2016)

 

경상북도 미술대전 대상(2003) | 대한민국 정수미술대전 우수상(2008)

 

현재 소장 및 제작 작품 | 경북신도청, 봉곡성당, 구미1대학 정문 조형물 및 시계탑, 경주엑스포, 금오공대상징조형물, 영양고추박물관12군상, 울진죽변등대, 왕상허위선생기념공원, 구미시청, 구미시 충혼탑부조, 롯데마트, 영무예다음, 화성파크드림, 대우·롯데듀클라스, CGV복합상가, 광평푸르지오, 동락공원, 해마루밸리, 도량미소지움, 옥계 중흥S-클라스, 확장단지, 형곡금호어울림

 

현재 | 구미예술창작스튜디오 촌장, 국제레지던스아트페스티벌 추진위원장, 구미시미술장식품심의위원, 구미시 건축위원회 위원 역임, 한국미술협회, 영남조각회, 금오문화연구회, 대구가톨릭미술가회, 구미시 도시디자인위원회 위원, 경상북도 미술대전 초대작가로 창작활동 중

 

E-mail | pdc7877@hanmail.net

 

 
 

vol.20161026-박동춘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