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magazine vol.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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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상연 | 존재에서 존재자로

글 | 김용민

밤의 공간, 나뭇가지를 해치고 투명한 익명의 참여가 보인다. 모든 감각의 불안은 그런 척하기를 그만두고 ‘신비적 참여’1) 에 젖어버린다. 이른 아침 숲이 내 쉬는 수증기에 몸을 담갔다. 감각의 시야는 시원해지고 밝아지기 시작했으며 그 위치는 다른 것으로 향하여 존재하게 되었다. 어느 순간 감각의 위치는 존재자를 향한 존재의 소멸로 치달았고 감각의 중지와 의식의 박탈이 이행되었다. 이것은 단순히 말할 수 없음이나 보이지 않음이 아니라 존재를 목격하는 사건으로 미세한 음성을 따라가는 눈먼 자의 공포였다. 이 공포는 두려움도 무서움도 아닌 바로 여기에 무엇인가 있었고 있는 사실에 매몰된 존재의 나약함이었다. 그 나약함이 공중의 수증기에 젖어듦으로 비로서 우리의 몸은 안정을 찾았다. 여기서 공포는 감정을 넘어 부재하는 자리를 향한 부재의 자각을 일깨우는 근원적 반응이었다. 수풀 뒤로 운행하고 있는 그(거기)가 말한다. ‘그 때에 소경은 눈을 뜨고 귀머거리는 귀가 열리리라.’2) 아무도 그(거기)를 본 사람은 없다. 그(거기)가 누구며 이름이 어떻게 되는지 아는 사람은 없다. 언제나 그(거기)는 말하지도 안았고 일컫지도 않았으며 스스로를 드러내지도 않았다. 단지 우리가 아는 것은 그렇게 ‘있음’3)이 우리를 인도하고 있었다. 눈이 닫혀 있는 곳에서 귀가 잠자는 곳에서 눈이 뜨이고 귀가 열리는 사건을 체험할 뿐이었다. 그것은 피로4)를 느끼는 순간이었고 수고로운 일의 반응에 걸쳐 존재에 대한 유죄를 선고 받은 때였다. 그래서 나는 밤의 공간, 나에게 가까운 그늘 속으로 숨어 버렸고 나를 찾는 그(거기)의 피로가 한 순간에 영원성을 향하여 달리고 있었다. 이렇게 나의 위치는 버려졌다가 다시 발견되었다. 분명하게 말하면, 그는 거기서 지금을 성취하여 순간을 지연시키며 눈먼 자가 보이게 될 때 하나의 불빛으로 모아졌다. 이 불빛은 무엇보다 밝았고, 초점을 맞춰보며 확인할 수 있게 된 지금, 거기 대기를 덮고 있던 수증기의 흔적이 미처 흡수되지 못하고 그의 손과 팔이 되어 아이들 사이에서 돌고 있었다. 그때(거기)에는 보이는 이가 희미하고 심히 비밀한 운행으로 스며 있었더니 부분적으로 알았고 부분적으로 예언했던 서늘한 음성이 한 지점에 서서 그의 세계를 꾸리고 있었다. 이제 그 어디에도 숨을 수 있는 온전한 밤의 공간이 되었다. 그 누구도 벌거벗음에 부끄러워 할 필요가 없었다. 되레 그의 자리가 만족과 고백을 기술하게 하였다. 그는 말했다. ‘삶은 하나의 솔직성이다.’5) 우리가 그 빛으로 나올 때 머뭇거릴 수 있는 어둠이 있어서 그러며 그 자리에 참여하고자 한 행위(감각과 인식) 너머에 의식(ritual)의 자리가 있어서 그렇다. 이는 ‘머뭇거림의 간격’6)이라. 마치 반짝이는 새벽별이 모든 것 위에 빛나고 예술가의 영혼이 작업 아래 빛나는 것처럼, 우리의 삶은 그 사이에서 머뭇거리고 있다. 거기서 머뭇거리고 있는 한 사람이 있었으니 그를 시인이라 한다.

1) Emmanuel Levinas/서동욱 옮김, 존재에서 존재자로, 민음사, 2007, 서울, p. 99

2) 이사야 35:5

3) Emmanuel Levinas, 2007, p. 100

4) Emmanuel Levinas, 2007, p. 45

5) Emmanuel Levinas, 2007, p. 70

6) Emmanuel Levinas, 2007, p. 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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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뒷풀이

글 | 조현정

미술계에서의 지인이 많지 않고, 열심히 그 사귐의 폭을 넓히려는 의욕도 없는 편이라 전시 오프닝에 가면 쭈뼛거리다 돌아오기 일쑤다. 그런 자리에 가면 거의 대부분이 출신 학교 선후배이이거나 적어도 일면식 이상의 입장에 놓인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상당한 친밀감과 마음의 두께가 오간다. 그 어느 쪽에도 속하지 못한 처지에서 사람 좋은 얼굴을 하고 오래 머문다는 것은 상당히 힘든 일이다. 그마나 향후 계획이나 작품의 방향 같은 이야기만 나온다면 버틸 수 있을 지도 모르지만, 대부분은 과거에 기반한, 추억에 기반한 것들이 화제의 중심에 오른다. 그런 이야기들은 쉽게 사그라들지도 않아서 가뜩이나 어색한 자리를 더 옹색하게 만든다. 그래서 아무리 관심 있는 작가라 하더라도 개별적으로 말을 건넨다거나 뒷풀이까지 따라가 정겨움을 표하기가 어렵다. 아니 이런 핑계를 대며 스스로의 외연 확장(?)에 제지를 가한다. 혼자만의 세계에서 자족하는 것으로 스스로를 보호해왔다.

잘난 사람 많고, 말 잘하는 사람 많고, 학벌 좋고 집안 끝내주는 사람 천지인 이 언저리에서 아는 것 없고, 재치까지 없는 형편이라 어울리다는 건 항상 힘든 일이었다. 무리해서 참석해도 오래 버티지 못했고, 이제나 저제나 돌아갈 타이밍만 헤아리게 되는 곳이 그런 자리다. 그러고 보면 진짜 큰 문제는 그런 뒷풀이 자체가 아닌지도 모른다. 꼭 해야겠다는 의지가 없다는 것, 반드시 이 언저리에서 뭔가를 이루려는 포부가 없다는 것. 그러니 일에 대한 회의가 드는 것도 당연하고, 점점 자신을 잃어가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그런데 어제는 모처럼 함께 했다. 내내 권해주는 분이 계시기도 했고, 작가분에 대한 근거를 알 수 없는 믿음이 있어서 앉아 있었는데, 평소와 달리 그렇게 어색하거나 싫지는 않았다. 술을 강권하는 사람도 없었고, 담배를 연신 피워물어 공기를 탁하게 만들지도 않았다. 다들 반갑게 밥을 나누고, 이런저런 안부를 나누며, 마치 친한 친구들끼리 모임을 갖는 듯했다. 다른 것이 있다면 직업이 같다는 것 정도. 거기서 작품은 익숙하나 낯 몰랐던 작가 몇 분과 미처 익숙해지지 않은 작가 몇 분을 만났다. 작품을 아는 경우는 아는 대로 몰랐으면 또 모르는 대로 떠들석하지 않게 작은 목소리로 주고받는 이야기들이 편안했다. 물론 돌아서는 자리에서는 고질적인 어색함이 느껴졌지만 그 곳에 가서 있었던 것을 자책하게 만들 정도는 아니었다. 이렇게 적응하게 될까. 이렇게 이 언저리의 사람이 되어 가는 걸까. 여전히 이런 질문에 대한 대답은 망설여지지만 이젠 슬슬 태도를 절충할 때가 오긴 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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묶기 넓히기 mixed media on canvas, paper 324x242.3cm 2007

작가 : 나광호

나의 작업은 ‘묶기 넓히기’, ‘채움’, ‘사유의 행위’ 3가지의 테마로 이루어져 있다. 다양한 장르와 분야를 어우르는 시도와 이질적인 요소를 한 화면에 도입하는 과정은 경험과 사유의 폭을 넓히고 그 관계를 인지하려는 시도이다. 사유체계는 일정한 지분을 내포하며 그리기와 지우기, 긍정과 부정, 불완전한 요소들의 차용을 통한 완성의 시도 안에서 기호와 이미지는 수다스러울 만큼 다양하고 자 롭다. 느슨한 조합, 상보적인 자율적 에너지에 의한 물질은 현실로 드러난다. 상보적, 협력, 부족함, 이는 불완전한 일상의 모습이며 각기 다른 목소리로 존재한다. 이러한 모습들이 이질적인 화면의 결합과 구조간의 협력 모티브이다.

스스로 부족함을 인정하고 Incarnation이 이루어지기에 다른 것과 하나가 될 수 있음을 확인하는 조화로움, 보편적인 진리에 대한 소통을 목적으로 작업에 임하고 있다. 작업의 형식은 회화, 드로잉, 판화, 설치, 정지된 영상 등 각 장르별 특징을 적용하여 다양함을 한데 어우르게 하고 도입하는 시도를 통해 내부로 녹아들어가 새로운 “하나”를 만들어낸다. 이를 지워내고 덮고 다시 차용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불완전성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관계의 장을 넓혀간다. 나는 관계 속에서 성장한다고 믿기에 관객의 평가, 반응을 고려하며 상호작용과 소통에 무게를 두고 있다.

상보적인 관계성이 화면을 지배하며 이미지와 관계하는 공간까지도 적극적 의미의 보완적인 관계가 된다. 서로 다른 것이 하나가 되고 조화되는 형식은 개인의 철학과 정서, 관심 등의 비물질적 동기에 작가의 물리적 노력을 결합한 방식으로 존재한다. 작품제작 과정에서는 매우 복잡한 심리, 환경, 시간, 물질 등이 개입되지만 결국 물리적 현실로 형성되고 존재하게 된다. 가령 드로잉의 직접적이고 즉흥적인 방식과 판화의 간접적이고 분석적인 방식이 근간을 이루게 되며 이것은 상반된 것의 관계 지음이자 이질적인 것들의 만남을 통한 지각의 확장을 구체화하는 통로가 된다.

A Five Minutes 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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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현탁_Organic body-cube_songle video 54초_2008

The Siuter Art ∞ Space

2008. 11. 14(금) ▶ 2008. 11. 30(일)

Openning : 2008. 11. 14(금) Pm 6:00

서울 종로구 구기동 88-2 | T.02-394-2596

www.siu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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